여의도에서 ‘무기한 휴진’ 카드 꺼낸 의협…4만 명 결집
6월 18일 교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 등 참여한 총궐기대회 개최 임현택 회장, “정부의 폭정에 맞서 모두가 힘을 모아 의료 살려내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가 여의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무기한 휴진’ 카드를 꺼냈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 강행 저지를 위한 최후 통첩인 것.
의협 주도의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6월 18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총궐기대회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4만여 명으로 집단 휴진에 돌입한 대학교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총궐기대회 구호로 △일방적인 정책 추진 의료체계 붕괴된다 △의료농단 및 교육농단 국민 건강 위협한다 △허울뿐인 의료개혁 한국의료 말살한다 등을 함께 외쳤다.
총궐기대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정부가 강행한 의대정원 증원 정책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전면 백지화는 물론 사직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처벌 전면 철회 등을 요구했다.
특히, 임현택 회장은 집단휴진에서 더 나아간 무기한 휴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전국의 수많은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나고, 교육농단으로 의대생들이 학교현장을 떠난 지 벌써 4개월이 넘었는데도 정부는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도망간 노예로 취급하면서 다시 잡아다 강제로 노동을 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이어 “정부는 우리나라 의료 수준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만약 이 같은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6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선포했다.
총궐기대회에 모인 의료계 리더들도 의협을 투쟁에 힘을 싣겠다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대한민국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가 명령으로 이뤄진 줄 아는 정부의 불통과 오만함을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정부는 의사를 공공재로 보고 있는데, 대한민국 의료의 90%는 사유재산”이라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의료시스템을 회복 불능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도 “급격한 의대정원 증원의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지금 물러서야 할 것은 정부”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지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순원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은 “의학교육과 의료의 질 개선은 충분한 인력, 시설, 장비 등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근거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이 절대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의료농단을 의료개혁으로 둔갑시켜 국민을 호도하는 정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농단과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해 의협과 함께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석균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정부를 믿었지만,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 절박한 심경”이라며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이제 의업에 막 뛰어든 전공의를 위해, 아무것도 모른 채 의대에 입학한 후배 의사들을 위해 어려운 싸움을 하려 한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총궐기대회 공식 행사 이후에는 대형현수막 및 가두행진 퍼포먼스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