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수가협상 인상률 1.6%에서 정지…‘결렬 선언’

송재찬 단장, “수련병원 중심 경영상 어려움 해결책으로 턱없이 부족” 병원 미래 설계 위해 대폭 인상 위해 최선 다해 노력했으나 안타까워

2024-06-01     정윤식 기자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이 심각한 표정으로 협상장을 나오고 있는 모습. 송재찬 협상단장, 유인상 제1보험위원장, 김한수 제2보험위원장, 이재학 보험이사(왼쪽부터). ⓒ병원신문.

“수련병원 중심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계의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산지수 인상률이었습니다. 회원 병원들에게 송구합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환산지수협상단장(상근부회장)은 6월 1일 오전 3시 30분경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025년도 환산지수협상(요양급여비용계약, 수가협상)을 결렬했다고 알렸다.

이날 병협 협상단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시받은 최종 인상률은 1.6%+0.1%(1.7%)와 1.6%였다.

1.6%에 추가된 0.1%는 일종의 부대조건으로써 0.1%에 해당하는 인상률은 협상 종료 이후 사용 목적이 정해지는 수치였는데, 앞서 건보공단이 수차례 강조한 환산지수 차등을 의미한다.

이에 병협 협상단은 환산지수의 일정 부분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좀 더 구체적이고 거시적인 계획을 세운 후에 이뤄져야 하는 데다가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우선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할 일이지 당장 결정할 부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환산지수협상단장. ⓒ병원신문.

즉, 병협 협상단은 1.6%+0.1%(1.7%)가 아닌 1.6%로 결렬을 선언한 것.

송재찬 단장은 회원들의 실망과 절망이 우려된다면서도 현재 병원계가 처한 극한의 위기 및 의정 갈등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인상률에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송재찬 단장은 “최소한의 비용 증가조차도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환산지수 인상률을 제시했다”며 “환산지수 역전 등의 문제도 극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회원병원 특히, 수련병원 및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의대정원 증원 사태로 인한 경영난이 더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한 송재찬 단장이다.

송 단장은 “이른 시일 내에 의정 갈등의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2025년도 수가를 대폭 인상해 회원병원들이 미래에 대한 계획과 설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고, 송구하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결렬되긴 했으나 오는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병원 유형의 인상률을 건보공단이 제안한 최종 수치로 의결한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의 초진료와 재진료는 얼마나 오를까.

이날 병협 협상단이 받아든 환산지수 인상률 성적표 1.6%를 적용하면 병원 유형의 환산지수는 올해 81.2원에서 내년 82.5원으로 약 1.3원 오른다.

그 결과 병원의 초진료는 1만6,960원에서 1만7,230원으로 약 270원, 재진료는 1만2,290원에서 1만2,490원으로 200원가량 상승한다.

종합병원의 경우 초진료는 올해 1만8,870원에서 300원 상승한 1만9,170원이 되며 재진료는 1만4,200원에서 220원 올라 1만4,220원이 된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의 초·재진료는 각각 2만1,100원(▲330원), 1만6,360원(▲260원)이다.

대한의사협회 협상단도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 인상률인 1.9%을 인정하지 않고 결렬했다.

의원 유형도 건정심을 페널티 없이 통과한다고 봤을 때 환산지수는 내년 95.4원으로, 올해 93.6원보다 1.8원가량 높아진다.

의원 초진료는 1만7,610원에서 약 340원이 늘어난 1만7,950원이며 재진료는 1만2,590원에서 240원이 증가해 1만2,830원이 된다.

결국 2025년도 역시 의원의 초진료와 재진료가 병원보다 높은 수가역전현상은 해결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