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 여파로 병원경영 '빨간불'

대한병원협회 긴급조사 결과 의료수입, 병상가동률 급락 병원마다 금융권 대출, 무급휴가 등 자구책 마련 안간힘

2024-03-06     윤종원 기자
사진/연합

의대정원 확대 추진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병원 경영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병원에서는 병동을 축소해 운영하거나 직원들에게 무급휴가 시행 중이다.

부산대병원은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1천172병상의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자 유사 진료과 병동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2개 진료과를 한 병동에서 운영해 현재 6개 병동이 비어 있다"며 "간호사 등 환자를 돌보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조처"라고 했다.

충북대병원도 간호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환자 수가 적은 입원 병동 2곳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다른 병동으로 옮겼다.

전공의 94%가 이탈한 제주대병원은 간호·간병서비스통합병동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했다. 내과 중환자실 운영 병상수는 20개에서 내과 8개, 응급 4개 등 12개로 축소할 예정이다.

병상 가동률은 70%대에서 30%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간호사들은 기존에는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바빠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금전으로 보상받았다"며 "환자가 줄어 경영상 애로사항도 있어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가 2월 28일 8개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긴급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공의 사직 사태 기간(2월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병원들의 진료수입이 전년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8개 병원 합계 의료수입은 1천281억1천272만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528억8천433만6천원 보다 16.2% 감소했다.

1개 병원 당 평균 의료수입액은 191억1천54만2천원에서 160억1천409만1천원으로 30억9천645만1천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병상가동률은 55.3%로, 지난해 78.8% 보다 23.5% 줄었다.

한 대학병원장은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적자 폭이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며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신속하게 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장도 “월급조차 마련하지 못해 금융권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며 “비상진료체계에 따른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