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피과, 수련보조수당으론 안된다

2023-09-18     병원신문

정부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전공의·전임의 수련보조수당 지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는 소식이다.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은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국립대병원 10개 기피과 전공의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했던 지원책.

그러나 전공의 지원율이 회복되지 않자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폐지됐던 제도다. 

이어 2021년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보조수당마저 보건복지부 예산편성항목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련보조수당은 완전히 폐지됐었다.

당시 수련보조수당 폐지에 대한 국회 예결위 등의 논리는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수가 조정으로 풀어야 할 문제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문제는 정원확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필수의료와 응급의료에 구멍이 뚫리고 그 중에서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급감으로 전문의 인력이 부족해져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처하게 되자 부랴부랴 다시 44억원의 수련보조수당을 내년 예산에 반영한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급이 전공의 충원율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국회 예산분석보고서의 논리가 수련보조수당 폐지의 근거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근본적으로 수가와 전공의 정원확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점에 대해선 아무런 후속조치나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가 기피과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피과 문제는 국회에서 지적하다시피 근본적으로 비현실적인 수가 탓에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아무리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불투명한 미래에 젊은 인재들의 인생을 걸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용성형 세미나에 수천명의 의사들이 몰리고 있는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지 않은가.

문제가 발생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않고 최소한의 예산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만 더 키울뿐이다. 

이제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