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과 역량 강화에 매진"
제20회 한독학술·경영대상 수상자 안영근 전남대학교병원장 인터뷰
1. 한독학술‧경영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권위 있는 한독학술경영대상 20번째 수상자로 선정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병원장으로 재직한 기간 내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전남대학교병원 직원 여러분들이 도와준 덕분에 수상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직원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2. 전남대학교병원은 광주전남지역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는데 병원장으로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고 앞으로 감염병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남대학교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비(非)코로나 중증 환자의 진료도 유지해야 하는 권역책임의료기관입니다. 이에, ‘코로나19 중환자 및 특수환자 치료’와 ‘비(非)코로나 중환자의 진료차질 최소화’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시설과 프로세스를 확립하는데 노력했습니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전담중환자실, 소아, 투석, 분만, 수술에 필요한 시설 및 인력확보, 감염차단을 위한 진료절차를 확립해 지역사회 코로나19 중증환자 및 특수진료 차질을 최소화 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중환자실 병상 조정 등을 통해 비(非)코로나19 중환자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하여 교육, 자문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향후 신종 감염병 출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평시 감염병 대응인력관리체계 구축,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유행발생 시 대응체계로 전환이 아닌 상시 대비체계를 유지하여 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도 일반환자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어야 합니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새병원 건립 계획에도 감염병에 대비한 격리시설 및 공간 확보계획을 반영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효과적인 병상 활용을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신종감염병 의료전달체계’구축이 필요합니다, 중증환자 수용, 회복환자 2차병원 전원 등 병원 간 효과적인 역할분담을 통해 지역 내 감염병 환자와 비감염병 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 된다면 감염병 팬데믹 상황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3.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무차입 경영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 경영으로 병원발전을 이끌어 각종 정부 평가와 의료질 평가에서 국립대병원 중 최고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비결을 듣고 싶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병원 경영상황도 어려워지고, 일을 하는 직원들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산적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모든 직원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본원과 분원, 경영진과 내부구성원 등 적극적으로 내부소통의 기회를 넓히며, 공동의 목표에 대한 공감, 화합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일터문화 혁신을 추진하고, 차세대통합병원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스마트한 업무환경 조성에도 노력했습니다.
또한 전략적으로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한정된 자원의 투자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새 정부 예산절감 기조에 맞춰 비용절감, 의료수익 증대를 위한 진료활성화 방안도 다각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한편 코로나로 인한 보건의료 패러다임의 전환 및 정부의 국립대병원 역량 강화 요구 등 경영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미래 의료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연구 인프라 개선과 지원에도 역점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가 교육부 경영실적평가 3년 연속 1위, 의료질평가 전부문 1등급,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기관 평가 A등급, 공공보건의료계획 시행 평가결과 ‘우수’ 등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직원이 행복한 일터, 경영진과의 거리감 없는 소통을 통하여 전남대병원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4. 특히 최근에는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 교육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윤리경영 실천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이고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공공기관별 청렴수준에 대한 설문조사로 이루어지는 청렴도 측정과 반부패 노력과 실적을 평가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를 통합·개편한 종합청렴도 평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올해는 시행 2년째로, 기관별 청렴수준을 특정요소에 치우치지 않고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청렴체감도, 청렴노력도, 부패실태 평가 등 3가지 영역으로 구성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국민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공공기관에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 정책과는 별개로 우리병원에서 강도 높은 윤리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윤리경영이 우리병원의 궁극적인 목표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윤리경영은 위험을 최소화 하고 신뢰를 증진합니다. 윤리적이고 투명한 의료서비스는 법적 위험을 줄이고, 긍정적인 평판을 쌓아 신뢰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이는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고 고객의 굳건한 신뢰로 고객만족도도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내부 조직문화 개선으로 애사심이 고취될 수 있습니다. 윤리 경영을 통한 청렴도의 향상은 내부 투명성이 제고되고 더 긍정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면 직원들은 자부심을 느끼며 병원에 대한 헌신도 가능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윤리경영을 추구하면 병원의 수익창출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나 장기적 관점에서 병원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스페인의 인티텍스, 우리나라의 유한킴벌리 등이 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반부패·청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눈에 보이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병원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하겠습니다.
5. 전남대병원은 현재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을 선도하는 연구중심병원 실현을 위해 병원 기반 산․학․연․병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가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데?
광주광역시 동구지역은 전남대병원 반경 2km 내 조선대병원, 기독병원 등 호남권의 상급 및 종합병원이 밀집되어 있고 AI 창업캠프, IPLEX 창업캠프 등에 ICT·바이오·의료 113여개 기업이 밀집돼 있어서, 병원을 중심으로 한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최적화된 지리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병원의 연구 인프라를 산·학·연 협력거점으로 집중 육성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선순환적인 미래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역의 산․학․병․연․관 협력 네트워크 기반으로 융합의료기기산업화지원센터, 시니어코스메디케어 실증센터, AI기반 디지털 생체의료산업 고도화 사업, 개방형실험실 등 연구개발 전주기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병원중심의 공동연구 및 기술 상용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기준, 약 117개의 지역 및 국내 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바이오헬스 수혜기업의 제품 상용화 성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6. 최고의 심장학 명의이자 심혈관질환 기초 및 임상연구를 선도하는 의과학자로서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치며 의학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등 연구 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계시는데?
연구에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00년 1월부터 다녀온 약 2년간의 미국 연수 덕분이었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병원에서 박사 후 연구원 자격으로 유전자치료 연구에 참여하였는데요. 은사 Anthony Rosenzweig 교수님께 배우며 연구자로서의 실력뿐 아니라, 기본적인 자세와 가치관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귀국하여 전남대 의과대학 내과학 교수이자 세포재생연구사업단 단장으로서 연구 활동에 매진해왔습니다. 연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와 설렘이 오랜 세월 원동력이 되어주더군요.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논문 1,099편, 특허 11개, 저서 48권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국내 최고의 석학 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의학한림원 정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논문을 발표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개인맞춤형 심부전 치료제를 개발하는 마이하트 연구프로젝트가 한국연구재단 과제(총 연구비 110억)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우리 전남대학교병원 심혈관센터는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와 관련,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8만 명 이상의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를 등록한 KAMIR(한국 급성 심근경색증 등록사업)의 공동연구책임자이자, 광주-보스톤 국제 심장학 심포지움(8회 개최), 광주 국제 심혈관 중재 심포지움(21회 개최)의 책임자로서 세계 유수의 석학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중입니다.
임상의가 기초연구를 하면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임상의는 환자를 직접 만나고 치료하며 얻은 현장의 지식과 데이터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앞으로도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더 나은 연구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7. 미래의료를 선도하는 전문 의료인재 양성에도 매우 관심이 많은데요. 이를 위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의료인재 양성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구축하여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전남대학교병원은 작년 교육부 임상교육훈련센터 건립사업에 지원하였고, 최종 선정되어2025년까지 4년 간 약 250억 원의 예산으로 동구 선교지구에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하게 되었습니다. 고령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지역 여건과 도서지역 응급환자 진료 필요성을 고려하여 중증-응급환자 대응 교육훈련을 특화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맞춤형 술기교육 및 최첨단 임상교육훈련을 제공하여 호남권 공공의료교육을 책임지는 거점으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첨단바이오메디컬 기술이 세상의 판도를 바꾸게 되는 만큼, 젊은 의과학자를 양성하고, 기초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신진 연구자를 위한 기획연구부터 중견 연구자를 위한 다년연구까지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으며, 연구자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우수한 기술을 발굴할 수 있도록 지역 우수연구기관인 전남대 및 GIST와 협력연구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논문 작성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의과대 학생들이 연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8. 지난해 인터뷰를 통해 건립을 추진 중인 새병원을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히셨습니다. 건립사업 잘되고 있습니까?
전남대학교병원은 작년 12월 기획재정부 예타 대상사업에 선정되는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올해 2월부터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본격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에 착수했는데요. KDI의 현장방문 결과, 사업계획의 명확화 및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응 역량과 기존 사업 계획의 구체성을 강화하고자 진료과별 교수진으로 구성된 ‘예비타당성조사 대응 교수단’을 신설하였습니다. 또한 배곧서울대학교병원의 예타 통과 경험이 있는 자문업체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4년 상반기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당해 말 사업이 확정되면 예산 반영 후 총 11년간 사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국립대학교병원 중 기존 병원을 허물고 재건축한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 전남대학교병원이 최초로 도전하고 있는데, 결과에 따라 다른 국립대학교병원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조사에 최선을 다하여 대한민국 미래 의료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뉴 스마트병원을 꼭 만들겠습니다.
9. 현재 광주전남병원회장으로 지역병원들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지역병원들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일까요?
광주·전남지역은 대표적인 의료취약지로, 많은 1·2차 병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현재처럼 지방의 의료 인력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상황에서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지역에 충분한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지역 내 필수의료, 공공의료가 충족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시군에 소재하면서 일정한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하는 분만 의료기관에 ‘지역수가’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 수가를 응급과 중증소아 진료 등 타 필수의료 분야로 더욱 확대한다면 지역병원 운영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10. 끝으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선후배‧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지금 이 시간에도 환자와 고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계실 모든 선후배·동료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정직과 성실, 그리고 겸손입니다. 무척 평범한 단어지만 실제로는 가장 지키기 어려운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곤 합니다. 의료인으로서 항상 이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안영근 전남대학교병원장은 2020년 11월 전남대학교병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광주전남지역 코로나19 극복과 전남대학교병원 발전을 이끌어왔다. 뿐만 아니라 광주·전남병원회장을 병행하며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과 회원 병원 간 협력 강화를 위해 힘쓰는 중이다. 한편, 안영근 병원장은 최고의 심장학 명의이자 심혈관질환의 기초 및 임상연구를 선도하는 의과학자로서 의학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혈전지혈학회 회장, 마이하트 연구프로젝트 총책임자로서 심장학의 발전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주요약력: 전남대학교 대학원 의학박사/전남대학교병원장(현)/광주·전남병원회장(현)/한국과학기술한림원·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한국혈전지혈학회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