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하는 한 해 되길
의료계의 모든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누는 신년교례회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것이다. 의료계는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매년 공동주최하는 의료계 신년교례회에서 모든 직역의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의 희망과 각오를 다짐한다.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癸卯年)을 맞은 올해도 의료계는 어김없이 신년교례회를 갖고 새해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한해를 들끓게 한 간호법을 둘러싼 직역간의 갈등과 연말 한의사 초음파 사용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파장이 의협 회장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의 신년사에 고스란히 녹아 뜨거운 이슈임을 짐작케 했다. 또한 이필수 의협회장의 삭발은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케어 폐지와 필수의료 확충에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직역간의 힘겨루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신년교례회 외빈으로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국민과 건강을 지키는 쪽으로 직능간의 합의를 강조함으로써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윤동섭 병협 회장은 한발 비켜서 보다 먼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미래를 향한 변화와 희망의 새싹이 틔우기를 소망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고 있는 의료시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지혜와 힘을 모으자는 간절한 바람을 전달했다.
시간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면 보건의료정책과 의료시장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으려면 모두의 힘을 합쳐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처럼 일이 고되고 수익성은 낮아 의사들이 전공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
수십년간의 경험에서 모두가 해법을 잘 알고 있지만, 재정논리와 ‘기승전-수가’라는 편견에 가로막혀 쉽게 입을 열지도 못하는 처지다.
의료시장을 혼란시킬 우려가 있는 간호법과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 등 양보하기 어려운 현안이 많지만,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 무엇인지부터 살펴야겠다. 의료계의 목소리가 집단이기주의가 아닌 국민들을 위한 충정임을 현실에서 보여줘 국민들로 하여금 최선의 선택을 하게 하는 한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