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가인상분 총액부터 정하자
2016-03-18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유형별 의료공급자단체들은 4월말 수가협상단을 구성하고 5월 첫째주 상견례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수가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일정상 서너 차례 협상을 벌여 유형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가계약에서 협상에 실패했던 병원계는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보다 공격적으로 수가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수년동안 계속된 낮은 인상률의 수가 조정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과의 수가역전 현상을 해소하고 한계치에 이른 병원경영 상황을 타개하려면 올해에는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가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해 결렬될 경우 조정기전이 여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다 공단 재정운영소위원회에서 전체 유형의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소요 총액을 정해 놓고 진료비 비중을 기준으로 유형별로 할당하는 방식의 기조가 바뀌지 않은 점이 마음에 걸린다.
올해는 최소한 공단 재정소위원회에서 수가협상 말미에 제시하는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소요 총액이 타당한지를 협상 대상에 포함시켜 공단이 정한 수가 인상률을 놓고 의료공급자들의 수용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비민주적인 수가계약 방식부터 개선하는게 마땅할 것이다.
즉, 공단과 의료공급자들이 현재 건강보험 재정상황을 놓고 전체 수가인상에 필요한 재정 총액규모에 대해 먼저 합의한 후 수가협상에 나서자는 것이다.
병원계는 저수가 기조속에 병원수지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작아진 옷에 몸집을 맞추는 식’으로 경영을 이어왔다. 이런 과정에서 모든 산업을 통틀어 고용유발계수가 가장 높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종사자수를 계속 줄여 왔으며, 고용조건 역시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심지어 지방 중소병원들의 경우 인건비 부담으로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입원료가 삭감되고 환자와 분쟁에 휘말리는 등의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가협상을 가장한 공단의 일방적인 수가계약 강요는 더 이상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