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전문=부산 세계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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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전문=부산 세계로병원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3.10.11 09:2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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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원에서 암수술까지 '열흘'
환자 원하면 새벽에도 조직생검
▲ 세계로병원 전경

개원 10년 남짓한 지방의 한 중소병원이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보건복지부 유방암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것은 한 마디로 기적이라 할 수 있다.

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본 그 기적은 병원장에서부터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 의료기사, 행정직 등 모든 병원 구성원들이 ‘환자’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필연적인’ 결과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1동 사직구장 인근에 위치한 200병상 규모의 (사)부산의료선교회 세계로병원(이사장 이승도, 병원장 정현기)은 대학병원급의 의료진과 장비, 시설, 시스템을 갖추고도 동네의원처럼 환자 밀착진료를 하는 보기 드문 병원이다.

환자가 원한다면 의료진들이 늦은 새벽까지 조직생검을 하고 암수술도 한다. 퇴근시간이 늦어진다고 불평을 하는 직원도 없다. 돈을 벌기 위해 지어진 병원이 아니라 애초에 의료선교를 목적으로 출발했고, 그 취지에 공감하는 직원들이 속속 합류하며 이제는 선교와 더불어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교수 출신 3명이 의기투합해 2004년 2월 외과 전문병원으로 개원했고, 그 이후 대학병원 교수로 활동하던 스텝들을 꾸준히 영입해 의료의 질적인 면에서는 여느 대학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 병원이 전국구 강소병원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암 확진에 수일이 걸리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과 비교할 때 당일 확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첫 내원에서 수술을 완료하는 데 빠르면 일주일, 평균 열흘에 불과할 정도로 신속하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진료비마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배경이다.

김시영 유방외과 과장은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지나치게 초조해 하고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며 “대학병원의 경우 간단한 문제 해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병원 시스템의 덩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다면 환자들의 이같은 불안을 해소함은 물론 치료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해 오늘날 세계로병원이 유방암 진료 분야에서 이같은 명성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암 확진까지의 진단과 수술일정을 잡기까지 평균 1개월 정도 소요되는 대학병원의 경우 환자들이 이 기간 동안 완치에 대한 의욕이 꺾이고 비관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처럼 신속한 시스템이 완치에 대한 희망을 더 키워 높은 치료성공률을 가져온다는 것.

김인철 유방암센터장(부원장)은 세계로병원이 유방질환에 대한 진료부터 유방암의 확진, 그리고 유방암 수술과 수술 후 재건수술, 항암치료, 항호르몬치료까지 방사선치료만 제외하고는 암 치료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다 갖추고 있는 유방암 토털케어 병원이라고 소개했다.

대형병원의 경우 수술만 끝나면 수술부위가 다 아물기도 전에 곧바로 퇴원 조치되며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먼 길을 오가는 경우가 흔한데 지역의 가까운 전문병원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병실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고, 또 가까운 곳에서 항암치료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정현기 병원장은 “암의 종류는 다양하고 환자의 상태도 천차만별”이라며 “암 환자 가운데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종합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단순 암이라면 굳이 대도시의 대형병원을 찾는 것보다 지역에서 좋은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로병원은 유방암 전문병원답게 원내에 별도의 유방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 5명의 유방외과 전문의가 병리과 및 영상의학과 의료진과 긴밀한 협진을 통해 방문 당일 접수에서부터 진찰, 검사, 확진 등 환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제공된다.

신속한 수술일정과 함께 병리과 개설에 따른 부분절제술로 술후 환자 만족도도 높다. 개원 초창기 전절제술이 80%에 달했지만 지금은 부분절제술 비중이 70%에 달한다.

▲ 유방외과 스텝들.
부분절제술을 토대로 유방재건술을 해낼 수 있는 5명의 유방외과 전문의와 수술 중에도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됐는지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해부병리실, 암 발생이나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PET-CT 등 대학병원 부럽지 않은 첨단 시스템을 갖춘 세계로병원은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 못지 않은 진료실적을 자랑한다.개원 10년간 유방암 시술 3천례, 유방양성종양절제술 3만례, 맘모톰 시술 8천례 등 지방 중소병원의 실적이라고 믿기에 어려울 정도의 놀라운 임상 성과를 자랑한다.

실제로 세계로병원의 연간 진료 및 수술실적은 전국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다. 밤낮 없이 수술과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200병상 규모의 지방병원에서 한 달에 수 백개씩의 조직생검 비용을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니까 심사평가원에서 부정청구라며 전액 삭감 조치를 취했다.

김시영 과장은 이와 관련해 “믿기 어려우면 ‘제발’ 실사를 나와 달라”고 간청했다고 전했다.

유방암 전문병원이지만 유방암 실적만 높은 건 아니다. 세계로병원은 소화기암과 갑상선암 시술건수도 위암 484건, 갑상선암 319건, 대장암 274건으로 어지간한 종합병원을 능가한다. 이승도 이사장의 경우 21년간 암수술만 8천건 이상을 했고 그 가운데 위·대장암 수술만 3천500여 건에 달한다.

세계로병원은 환자진료에서만 놀라운 실적을 내는 건 아니다. 현재 예멘, 파키스탄, 네팔, 인도, 베트남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선교사를 파견해 활동 중이고, 그 외에도 해마다 해외 및 국내에서 활발한 의료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로병원 취재에서 거창한 포부나 발전계획을 들을 순 없었다. 이 정도 명성이라면 더 큰 꿈을 가질 만도 하다 싶은데 돌아온 답변은 “환자들에게 빠른 진단과 중복 검사를 줄여 최소 비용으로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자리잡겠다는 것 외에 다른 목표는 없다”였다.

한눈 팔지 않고 개원 당시의 초심을 지켜나가겠다는 결의가 짧은 기간 세계로병원을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유방암 전문병원으로 키워왔고, 앞으로도 그 명성을 꿋꿋하게 지켜나갈 거대한 힘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인터뷰 / 김시영 유방외과 과장

'의료'라는 통로로 복음

전직원이 '선교 동력자'

▲ 김시영 과장
"세계로병원은 애초에 병원을 지을 의도가 전혀 없던 부산지역 의사들이 1992년 의료선교를 위한 훈련원을 개설하고 이 곳에서 의료선교사 양성활동 및 해외의료봉사활동을 하다가 ‘의료’라는 통로로 복음을 전하면 목표에 더 잘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고신대와 인제대, 동아대 의대 교수 3명이 의기투합해 병원을 개설하게 됐습니다."

의료선교훈련원 당시부터 주요 멤버로 참여했던 김시영 유방외과 과장은 세계로병원의 역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기독교세계관을 바탕으로 뜻을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운영하는 병원인 만큼 일반적인 병원과 운영 시스템이나 직원들의 태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김 과장은 강조했다.

이 곳 의료선교훈련원은 의사와 간호사, 약사, 일반직종 등 총 640명의 의료선교사를 배출했다. 병원을 기지로 의료선교사를 해외에 보내고 안식년에 재훈련을 시키고, 새로운 선교사를 발굴해 내보내는 역할을 10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김 과장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의료선교사로 파견돼 봉사와 선교의 사명을 다 한 바 있다.

개원 초기에는 직원들 월급이 몇 달치씩 밀리는 등 병원경영에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직원들은 “저희를 직원이라 여기지 말고 선교의 ‘동력자’라 생각해 달라”며 고통을 나눠 가졌다고 그는 회상했다.

세계로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행정직 등 직원에 대한 서열도 없다. 병원 이름도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창작했을 정도다.

세계로병원이 유방암 전문병원으로 부각된 배경 역시 우연에 의한 선택이지 의도된 것은 아니라고 김 과장은 말한다.

“개원 당시 전문병원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기여서 외과 중심의 암수술 전문병원이자 선교병원을 표방했는데 다른 두 분과 달리 유방암을 전공했던 교수님이 개원 직전까지 대학에 남아계시다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환자들이 꾸준히 찾아와 유방암 분야가 부각된 것 같다”고 그는 소개했다.

세계로병원은 초진환자의 경우 내원 당일 초음파검사에서부터 조직검사까지 당일 결과를 알려줄 만큼 구성원들이 밤낮 없이 환자 진료에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환자수는 물론 수술과 진단 실적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2007년 국가에서 전문병원 얘기가 나와 살펴보니 전문병원으로서의 요건을 모두 다 갖추고 있어 신청을 하게 됐다는 것.

김시영 과장은 “처음 시작할 때 선생님과 제자 세대가 함께 출발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며 “자연스럽게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어 개원 10년째가 됐지만 아직도 개원 당시의 초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의사'를 직업으로 여긴다면 못할 짓이라는 생각도 해봤다”며 “환자나 정부 입장에서 의사를 부정한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버는 집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이보다는 의료전문가, 건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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