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판막입구 2배 넓어지고 심장부담 80% 감소…안전성 및 효과 우수
지난 10월2일 서울아산병원 동관 3층 심장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인 79세 홍 할아버지의 망가진 대동맥판막을 대체할 그물망을 넣는 시술이 이루어졌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서 시행되는 100번째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이었다.
시술이 끝난 후 홍 할아버지는 “가슴을 여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판막을 대신할 그물망을 넣어 치료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며 만족해했다. 홍 할아버지는 숨차고 가슴을 누르는 통증은 사라지고 심장 기능도 좋아져 퇴원을 앞두고 있다.
고령의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노인들이 가슴을 여는 수술이 아닌 심장판막을 대신할 그물망을 넣어 치료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박승정·김영학 교수팀은 대동맥판막이 퇴화되고 딱딱하게 굳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들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TAVI, 이하 타비)을 아시아 최초로 100례 시행해 94%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노화된 대동맥판막으로 인해 흉통이나 심부전 등이 발생했던 환자들은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 후 심초음파 결과 좁아졌던 판막입구가 평균 2배 이상 넓어져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
지금까지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을 받은 100명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78세로 고령이면서 가슴을 여는 대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이었다. 그 중 최고령은 지난해 7월 시술을 받은 92세 할머니로 시술 후 지금까지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대동맥판막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흉통, 심부전 등이 발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르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중증으로 진단되면 진단 후 2년 내 사망률이 50%에 이를 만큼 치사율이 높고 약물치료도 잘 듣지 않는다.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은 가슴을 절개해 판막을 교환하는 기존의 대수술과는 달리 대퇴부에 있는 혈관을 따라 풍선을 판막까지 도달하게 한 다음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 풍선을 위치시켜 부풀린 후, 판막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물망을 대동맥판막에 적절하게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첨단 영상장비와 수술 장비가 모두 겸비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춤으로써 더 정밀하고 세밀한 스텐트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응급상황에도 빠른 대처가 가능해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은 지난 해 10월 보건복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증 받아 시술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100례 시술을 통해 많은 시술경험을 쌓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노하우를 개발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는 지금까지 타비 시술을 받은 환자들을 모두 초대해 환자들의 재활과 심장건강을 위한 건강강좌 개최하고 '서울아산병원 타비 환우회' 발족식을 가졌다.
'타비 환우회'는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의료진들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기적 모임을 가져 시술뿐 아니라 시술 후 환자들의 심장재활에도 힘써 환자들이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심장내과)은“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고령이고 여러 가지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스텐트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햇다.
이어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이 전 세계 의료계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판막질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이 쌓아온 시술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안전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장은 2011년부터 매년 대동맥판막 협착 스텐트 시술에 관한 최신 지식 교률의 장인 '경피적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 국제학술회의(TAVI summit)'를 개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최근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등 3대 중증 대동맥질환 집중치료를 위한 '대동맥질환센터'를 오픈하고 365일 24시간 응급진료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