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숭고한 사랑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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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숭고한 사랑 실천
  • 박현
  • 승인 2008.01.02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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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뇌사 장기기증한 박선화 씨 사연
“큰 아들이 건강하게 제대하는 날만 기다려왔는데...”

새해를 얼마 남기지 않고 당한 불의의 사고. 그리고 뇌상 판정. 하지만 숭고한 사랑실천이 주위를 감동케 했다.

남편 김맹수 씨(46)와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행복한 생활을 하던 박선화 씨(45ㆍ전주시 삼천동).

대구에서 군 복무 중인 큰 아들 김형민 씨가 건강하게 제대하기만을 기다리는 평범한 어머니였던 박 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12월17일.

박 씨는 뇌출혈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성탄 전날인 24일 남편 김 씨와 두 아들은 희생의 사랑을 실천하며 장기기증에 동의해 박 씨는 전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박 씨의 뇌파는 26일 완전히 소실됐다. 군 복무 중 달려온 김형민 씨와 막내 김형준 씨(20)가 속으로 눈물을 참는 모습은 의료진의 마음까지도 안타깝게 했다.

박 씨는 간과 신장 등의 장기를 기증해 3명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영면에 들었다. 한 쪽 신장은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이식수술이 이뤄졌고, 간과 나머지 한 쪽 신장은 서울아산병원과 예수병원에서 각각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던 만성환자에게 이식됐다.

남편 김맹수 씨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고,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안타깝다”면서도 “엄마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장기기증에 동의해준 두 아들을 그 사람도 하늘에서 대견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뇌사 장기 기증자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백 명에 불과해 1만8천여 명에 달하는 이식대기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북대병원은 지난해 8명이 장기를 기증해 모두 23명에게 새 생명을 준 바 있으며 2007년도 뇌사판정대상자 관리 전문기관 평가결과 전국 최상위 전문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뇌사자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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