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오지 말라고 겁박하던 정부, 자화자찬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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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오지 말라고 겁박하던 정부, 자화자찬 ‘황당’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9.20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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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부의 추석연휴 의료대란 없었다며 자평하자 작심 비판
사과는커녕 궤변으로 일관…의사들은 최선 다해 환자 지켰을 뿐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가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은 없었다고 자평한 정부를 향해 헛웃음을 지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경증환자 본인 부담금을 인상한 채 비상 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경증 및 비응급환자들에게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 달라며 사실상 겁박에 가까운 미봉책을 펼쳐 놓고 이제와서 국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 덕분에 응급실 내원 환자가 올해 설 연휴에 비해 20% 줄었다는 등 의료자화자찬하고 있는 것에 황당함을 감추지 않은 것.

즉, 보건복지부가 현 의료사태 발생부터 지금까지 계속 응급의료 관련 통계를 제맛에 맞게 이용해 마치 우리나라 의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의협은 9월 19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전했다.

이날 의협은 정부 스스로 전공의들을 수련병원에서 다 내쫓고도 의료에 특별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려면 왜 당장 의대정원 2,000명을 교육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증원해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9월 19일 브리핑에서 사직한 인턴과 레지던트 8,900여 명 중 33%인 2,900여 명은 다른 의료기관에 신규 취업해 의사로 활동 중이라며 전체 레지던트의 40%가 의료현장에 이미 돌아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한 게 아니라 수련환경과 의료체계가 제대로 변화한다면 병원으로 복귀해 수련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는 방증이라는 의견까지 덧붙인 장상윤 사회수석이다.

하지만 의협은 이 같은 장상윤 사회수석의 발언은 궤변이라며 선을 그었다.

의협은 “전체 전공의 1만3,531명 중 수련병원 211곳에 출근한 전공의는 9월 13일 기준으로 1,202명에 불과하다”며 “멀쩡히 수련받던 전공의 1만2,329명 (91.1%)을 의료농단 사태를 만들어 수련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일할 수밖에 없게 만든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국민과 의료계에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투자 강화 등 속임수에 불과한 주장을 복귀의 지름길이라고 늘어놓고 있어 분노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어 “정부는 지금도 진실을 왜곡해 어떻게 해서든 잘못된 정책의 정당성을 얻으려 하고 있으나 오히려 국민들은 모든 의료대란이 정부에서 비롯됐음을 알아가고 있고, 이는 거듭 갱신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저 지지율로 확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압박하고 거짓말을 하는 와중에도 전 의료계는 추석 연휴에 국민들이 걱정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시도 긴장을 놓지 않았고 진료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에 가족과 함께 쉬는 대신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했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추석연휴 응급실 대란을 막은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과 의료계라는 의미다.

끝으로 의협은 “앞으로도 우리 의료계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나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향후 의료시스템의 붕괴는 피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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