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읍소’로 시작해 ‘책임’ 탓한,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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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읍소’로 시작해 ‘책임’ 탓한, 국무총리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9.1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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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공의 대응에 ‘오락가락’…협의체 쉽지 않을 듯
국회,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의료대란 질타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지를 밝히는 등 전공의가 의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읍소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 의료대란의 가장 첫 번째 책임을 전공의 탓으로 돌리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정부 오히려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월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더 촘촘하고 세밀한 준비가 있어야 하고 모든 정책은 국민 입장에서 봐야 한다”라며 “국민들은 기존 편리한 의료서비스까지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지적하자 “의대정원을 증원하는 문제는 의료개혁 중의 한 부분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걱정을 끼치게 됐다면서 이해당사자들과 소통을 통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 총리는 전공의의 열악한 수련환경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는 등 전공의들을 향해 읍소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미애 의원은 “지금의 의료시스템은 전공의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주 80시간 근무, 36시간 연속근무 등 가혹한 환경을 외면한 채 그 희생에 기대어 값싸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우리 모두가 누려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전공의들을 달랬다.

이어서 그는 “사실 (의료개혁의) 접근방법에 있어 (수련환경부터) 먼저 바꾸자고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이제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 추고 그동안 많이 외면했던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정부도 좀 더 열린 자세로 나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지난 8월 30일 발표한 1차 의료개혁안에서 제1번이 우리수련의들의 근무환경을 바꾸는 것으로 과도한 근무시간을 줄이고 또 전공의들에 대한 여러 가지 보수에 대해 정부도 돕겠다”며 “또 수련의 방법도 좀 더 종합적이고 다양하게 받을 수 있게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고 있는데 곧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두와 같이 충분히 논의를 해가면서 추진을 하겠다”면서 “필수의료를 위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의료에 투신하신 전공의 선생님들에 대한 여러 가지 환경 개선부터 논의를 통해 잘 만들어 제일 먼저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료기관에 복귀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이른바 블랙리스트’ 유포 등과 관련해선 “본인 자유의사에 의해 돌아오려는 이들을 못 돌아오게 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공동체로서는 그대로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많은 요구사항과 국민적 의견도 확고해 정부도 강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확인했다.

9월 12일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 의료대란을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9월 12일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 의료대란을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현 의료대란의 가장 큰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한 총리는 각을 세우고 전공의들에게 제1의 책임이 있다고 답해 오히려 여야의정 협의체에 찬물을 끼얹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교육부도 3번의 회의, 5시간 만에 증원 폭을 결정하는 식의 졸속 결정이 어디 있느냐. 의평원은 각 대학 교육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발표라고 밝혔다”며 “이번 의대입학 수시 이전에 검토할 시간이 있지 않았나? 국민들은 힘든데 정부는 잘했다는 태도로는 여야의정 테이블 안된다. 잘못했으면 잘못을 시인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 의원은 “지금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사망사례도 잇따른다는 거 알고 있나?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 우려도 굉장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질문에 한 총리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오히려 그는 “잇따른다는 표현은 좀 과장이고 그건 가짜뉴스”라며 “어디에서 죽어나갑니까?”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죽어나간다는 표현은)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고함을 쳤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역시 응급실 뺑뺑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현 의료대란의 책임이 전공의에게 있느냐고 한 총리에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첫 번째 책임은 전공의에게 있다고 답하고 정부의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첫 번째 책임이 있다. 중증환자, 희귀환자를 떠나게 되어 있나? 세계 어느 나라 의료파업에 응급실하고 중증환자를 떠나는 의료파업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백혜련 의원은 “정부의 정책 실패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 이 자세로 과연 협의체에 전공의들이 참여하겠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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