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들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건강 상태·관리도 미흡하며, 가족 역시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원 서비스 수요는 정신질환자보다 가족의이 더 높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생활실태와 복지서비스 이용 경험, 필요한 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한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8월 22일 발표했다.
이 실태조사는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회복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약 8개월간 진행됐다. 이 조사는 정신질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돌봄 경험과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처음으로 파악한 것이다.
정신질환자 1,078명, 정신질환자 가족 995명을 대상으로 설문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 정신질환자의 경우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건강의 상태·관리도 미흡하며, 차별·폭력에도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과 입원 경험이 많음(76.7%)에도 정신 응급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은 주로 가족이나 친척(64.3%)이며 자살위험 시 대처방법으로 혼자 생각(77.1%)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지원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건강의 경우 건강에 대한 인식, 만성질환 경험 등 건강상태가 전체 국민 대비 취약하고 건강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경우는 18.1%였으며, 주요 이유로는 두려움·불안감이 32.8%, 병원비 없음이 30.3%를 차지했다.
응답한 정신질환자의 69.6%는 지역사회 거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60.1%가 차별을 경험했고, 가족 또는 주변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이나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1.9%에 달해 지역사회 거주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 가족의 경우 상당한 환자 돌봄 부담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자 가족 중 61.7%가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으며, 환자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도 57.5%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20.5%였으며, 자살 생각의 주요 원인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양육, 수발, 돌봄 부담이라 응답한 비율이 51.0%였다. 또 전체 국민 대비 건강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정신질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지원 서비스는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거나 알고 있는 경우에 수요가 높았고, 대체로 정신질환자보다 가족의 서비스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와 가족에게 수요가 높은 서비스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정신건강 및 장애인 지원 서비스의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질환자 51.1%, 가족 45.0%), 신체 건강 지원 서비스의 경우 치료비 지원(정신질환자 74.6%), 정기적 건강검진(가족 78.7%), 고용지원 서비스는 직장 편의 제공(정신질환자 67.4%), 정보제공 및 취업알선(가족 76.4%), 자립지원 서비스는 기초생활보장급여나 장애수당 신청지원(정신질환자 76.6%, 가족 78.9%)을 원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족과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조력을 위한 위기개입팀 운영 등 정신응급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2025년부터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자립 지원을 위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삶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