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기반한 정신질환자 치료 및 대체 프로그램 조속히 구축돼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격리‧강박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신의료기관 내 정신질환자 격리‧강박 실태조사와 책임자 처벌 강화 규정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8월 1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부천 소재 정신병원에 입원한 30대 환자가 입원 17일 만에 격리‧강박과 약물 과다 투여로 사망했다. 또 지난해 11월 인천, 2022년 춘천 등 전국 각지의 정신의료기관에서 격리‧강박으로 인한 환자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격리실태조사에 따르면 과도하고 빈번하게 격리‧강박이 이루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24.9%로 나타났다. 주된 격리‧강박의 이유가 처벌을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30.7%였으며 지침에 따라 격리 및 강박의 이유를 고지‧설명을 들은 비율은 30.9%에 불과했다. 강박 시 의료진의 규칙적인 상태 확인이 없었다는 응답도 28.8%에 달한다.
반면 현행법은 정신의료기관 내 시행되는 격리‧강박에 대한 관계부처의 실태조사 규정과 격리‧강박 시 보호의무자 고지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격리 ‧강박으로 인한 환자 사망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어떠한 실태조사와 관리‧감독도 없이 지자체에 격리‧강박 지침에 대한 행정지도만 당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개정안은 △관계부처에 격리‧강박 실태 제출 의무 △격리‧강박시 사유 및 해제 조건에 대한 정신질환자‧보호의무자 고지 의무 △격리‧강박 외 방법 우선 적용 △정신의료기관 책임자 처벌 강화 규정 등을 담았다.
서미화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재임 시절 춘천 격리‧강박 환자 사망사고 진정에 대한 인용 결정문을 작성했고 이후 재발방지책 마련을 권고했지만 입법 부재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격리‧강박으로 인한 정신질환자 사망사고 재발방지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마련된 법안”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
이어서 서 의원은 “인권에 기반한 정신질환자 치료 및 대체 프로그램이 조속히 구축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