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개협 등 비판 성명 잇따라…일방적 강행에 강력한 유감 밝혀
의료계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결국 현실화된 환산지수 차등적용에 분노를 터뜨리며 ‘파국’을 경고했다.
그간 줄기차게 반대한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적용의 일방적 강행은 의대정원 증원 사태로 보여준 정부의 불통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정부는 7월 24일 열린 건정심 회의에서 지난 5월 말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환산지수 협상이 결렬된 병원과 의원 유형의 내년도 환산지수를 예년처럼 일괄적인 인상이 아닌 상대가치점수와의 연계·조정을 통해 차등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의료계는 해당 소식을 접하자마자 즉각 반발, 좌절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대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 저수가 구조를 근복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아닌 단순히 낮게 평가된 행위 인상분을 억제해 저평가된 행위에 높은 환산지수를 적용하겠다는 생각은 괴상한 논리라며 평가절하했다.
의협은 “법령에서 위임받지도 않은 소위 ‘환산지수 쪼개기’라는 불법적인 방식으로 진찰료 일부 수가만 인상해 생색을 내고 있는데, 필수의료를 살리겠다고 말로만 떠든 정부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증명됐다”며 “앞으로 법적 소송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무소불위 불통정부에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아랫돌 빼 윗돌로 옮기는 임기응변식 정책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파국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대개협은 “전체적인 재정의 증가가 없는 수가체계에서 ‘쥐꼬리’ 만한 인상분을 놓고 의료계 내의 분열과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해져 대한민국 의료계를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밀어 넣는 단초가 됐다”며 “이로 인한 의료 파탄과 국민건강의 위해는 오롯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일반과의사회의 경우 환산지수 차등적용으로 인해 지난 20여 년 동안 유지된 의료수가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대일회는 “환산지수 쪼개기로 인한 유불리를 떠나서 원칙에 어긋난 모략적 정책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사 회원들의 분열과 손해를 유발할 수 있는 부당한 정책인 환산지수 쪼개기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발 분위기는 각 진료과별 의사회에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정부의 비이성적이고 일방적인 의료정책 시행으로 전문가인 의사들의 올바른 의견은 무시되고 있고, 지나친 관치의 폭거는 대한민국 의료계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환산지수 차등적용은 수가 정상화는커녕 현행 수가 체계를 더욱 기형적으로 왜곡시키 게 뻔하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