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은 환영의 뜻 밝히며 건강보험 적용까지 주장
대법원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과 관련한 재상고심 선고에서 기각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의료계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될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반면, 한의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건강보험 적용까지 주장하는 모양새다.
대법원은 6월 18일 면허법을 위반한 한의사가 2년 동안 68회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도 암진단을 놓친 사건에 대해 1심과 2심 모두 유죄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이를 스스로 뒤집고 파기환송한 사건(선고 2016도21314)과 관련해 한의사의 위법성을 확인해 달라는 검찰의 정당한 재상고를 기각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협 한특위)는 즉각 반발했다.
의협 한특위는 6월 18일 성명을 내고 “대법원이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또 하나의 중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말았다”며 “이번 판단으로 인해 면허 범위를 벗어난 한의사들의 의료행위가 범람하게 돼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대법원은 초음파 진단기기가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이유로 한의사의 기기 사용이 보건위생상 치명적인 위해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의협 한특위는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의 가장 큰 위해는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추지 못한 자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오진과 치료기회의 상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한의사가 2년 동안 68회나 초음파 검사를 하고서도 암진단을 놓침으로써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은 게 그 방증이라는 것.
의협 한특위는 “단지 ‘초음파 검사는 무해하다’는 논리로 한의사들이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은 의학적 지식이 없는 비의료인도 초음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라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것이 자명한 대법원의 잘못된 판단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의계는 대법원의 판결에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6월 20일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의 정의로운 법리와 판결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한의사가 모든 현대 의료기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및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자을 펼쳤다.
한의협은 “국민의 건강증진과 진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며 “헌법재판소가 한의사의 사용을 인정한 5종의 의료기기와 혈액검사 등도 하루빨리 행위 등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