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선천적인 담도폐쇄증 때문에 간이식을 받은 소아환자의 이식 생존율이 그 전에 이식을 받은 환자들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은 국내에서 분할 간 이식의 적응증이 확대된 시기로 오랜 시간 이식 대기자 명단에 있던 환자들의 생존율은 올라갔지만, 이식 후 이식 생존율 자체는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권이영 교수(제1저자),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 교수(교신저자), 삼성서울병원 외과 이상훈 교수(교신저자) 등 국내 연구진은 최근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Frontiers in Pediatrics(IF 2.6)’에 ‘Long-term outcomes of liver transplantation for biliary atresia and results of policy changes: over 20 years of follow-up experience(담도폐쇄증에 대한 간이식의 장기 결과 및 정책 변화 결과: 20년 이상의 추적 관찰 경험)’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선천성 담도폐쇄증은 보통 생후 1개월경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담도가 막혀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간 안에 축적되면서 간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황달이 나타나고 하얗거나 회백색의 변을 보게 되는데, 병이 진행되면서는 간 기능 저하로 복수가 차며 이로 인해 배가 불러지면 숨이 차고 영양 상태가 나빠진다.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으면 카사이 수술을 시행한다. 카사이 수술은 막힌 담관을 제거하고 장의 일부를 떼서 간과 소장을 직접 연결하여 담즙을 소장으로 보내는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카사이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반복적인 담즙 정체와 담관염으로 간기능이 손상되면 간이식을 받아야 한다.
연구진은 1996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담도폐쇄증 진단 후 간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 145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해 환자 및 이식 생존율, 합병증의 누적 발생률, 위험 요인 및 정책 변경 결과를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간이식 후 20년 이상 경과한 환자들의 생존율은 95.8%이며, 이식된 간의 생존율은 91.0%이다. 분석 결과, 이식을 받은 시점에 따라 생존율에 차이가 있었는데, 2013년 이후에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2013년 이전에 이식을 받은 환자들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2013년은 국내에서 정책 변경으로 인해 분할 간이식의 적응증이 확대된 시기다.
또 간이식 후 일부 합병증은 초기에 더 자주 발생하며, 반복적인 담관염을 일으키는 인자에 대한 평가에서 수혜자의 체중과 기증자의 간문맥(장과 간 사이의 혈관) 크기 비율이 담관염과 담관 협착의 위험 요인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담도폐쇄증 환자들의 간 이식 후 장기간에 걸친 합병증 발생 패턴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이영 교수는 “담도폐쇄증 진단이 늦을수록 간이식을 받는 경우가 높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만약 아이의 대변이 하얀색, 상아색, 미색일 경우 소아 소화기 전문의에게 빠르게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