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실패 의대정원으로 덮으면 안 돼…정부 진심 아니길 바라
총파업 최후수단이나 일방적 계획 발표 시 찬반 투표 즉각 돌입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끝까지 정부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의료계 총파업은 최후수단이라는 것인데 단, 정부가 믿음을 저버리고 의대정원 확대계획 발표를 강행한다면 즉각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하겠다며 엄중한 경고도 함께 남겼다.
의협은 10월 17일 ‘긴급 전국 의료계 대표자 회의’가 끝난 후 백브리핑에서 이번 의대정원 확대 이슈와 관련해 향후 의료계의 단체 행동은 정부의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정부가 10월 19일 의대정원 확대계획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당정과 소통한 결과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10월 19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도 관련 내용이 제외됐다는 것.
이필수 회장은 “긴급 대표자 회의 결과 의료계가 전에 없이 분노에 들끓고 있으니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앞으로 2~3일간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하기로 했다”며 “만약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강행하면 로드맵에 따른 투쟁(총파업)이 불가피하나 회원 의견 수렴(투표)이 필요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즉, 그동안 의협이 정부와 소통하며 구축한 신뢰 관계를 믿기 때문에 의대정원 확대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않길 바란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제15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정원 논의를 진행하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일 준비가 됐다”며 “이번 논란이 정부의 진심은 아닐 것으로 생각하나, 의과대학생과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투쟁 열기 및 분노가 2020년보다 더 뜨겁고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료계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의대정원 확대계획 발표가 현실화되면 즉각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의협이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10월 19일 정부 발표가 실제로 이뤄지면, 총파업 찬반 투표를 즉시 진행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그동안의 정책 실패를 의대정원 이슈로 덮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운 상황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가 직접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본인들이 해야 할 업무를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2020년 파업으로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는데, 이번 정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는 게 의협의 충고다.
이필수 회장은 “의대정원 문제는 전문가인 의료계와 함께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풀어나가야지 단순히 숫자로 접근하면 곤란하다”며 “의료정책연구원을 통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니 의료현안협의체가 열리면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의협이 의대정원 확대를 두고 총파업 결정 이전에 정부와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거듭 강조한 만큼 향후 의정 간 논의 과정에서 어떤 대안이 새롭게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