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중심으로 투쟁 단체 구성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 보탤 예정
개원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 움직임에 ‘정치적’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정부가 10월 19일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의대정원 확대 방안 발표를 강행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참다못한 분노가 표출된 것.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10월 15일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2023년 제32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 격앙된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이날 대개협은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발표 예고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동석 회장은 “증원된 의사 인력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의대정원 이슈가 정치적으로 가고 있다”며 “무분멸한 의대정원 확대는 필수의료를 더욱 몰락시키고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 인력 증원을 위한 교육 체계 및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많은 세금이 투입될 것이 자명한 데다가 국민의 건강 관련 지출 비용도 높아지게 될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라리 1~2만 명을 증원해 확실하게 늘린 후 확실하게 망해보자’는 농담 섞인 주장까지 의료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한 김동석 회장이다.
김 회장은 “의사는 넘쳐나는데 전공과목에 전념하지 못하는 의사들이 많은 현실이 왜 발생하게 됐는지 고민하지 않고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사가 부족하다고만 하는 정부의 생각에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개원의들의 분노의 화살은 국회의원이라고 피할 수 없었다.
김 회장은 “국회의원들은 의사 증원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면서 계속 증원하자고 한다”며 “의사 기소 건수가 매년 높아지고 10억 원대의 의료사고 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는데 누가 과연 필수의료를 하겠다고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각 전공과목 회장들도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계획이 강행될 경우 강력한 투쟁을 피할 수 없다는 경고를 남겼다.
김재유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회장은 “의대 정원 확대의 목적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필수의료 의사가 늘어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필수의료는 의대정원 확대가 아닌 의료사고처리특례법과 의료사고로 인한 민사소송 시 의사 과실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등으로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 회장도 “저수가, 의료기관 난동, 묻지마 소송, 과도한 처벌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정원을 증원하려는 정책은 그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며 “정부의 강압적인 태도에 필사즉생의 각오로 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대개협은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투쟁이 시작되면 온 힘을 다해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동석 회장은 “의사 인력 재배치를 먼저 논의하고 그래도 의사가 부족하다 싶으면 의료계와 합의 후 진행해야 한다”며 “의협을 중심으로 투쟁 단체가 만들어지면 의협의 어떠한 결정에도 적극 힘을 보태는 등 대개협 회원들을 총동원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의협은 10월 17일 전국 의사대표자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에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