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동요 막으려면 대구 전공의 수사 빠른 종결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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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동요 막으려면 대구 전공의 수사 빠른 종결 ‘절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7.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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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응급의학회·응급의학의사회·대전협, 전공의 피의자 조사 관련 기자회견
사망 환자 최초 방문 시 외상 중증도보다 정신의학적 중증도가 더 높아
전공의들, 제2의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인식…응급의료·필수의료 붕괴 가속화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월 3일 의협회관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피의자 조사에 따른 대한민국 응급의료 붕괴 위기’를 우려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병원신문.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월 3일 의협회관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피의자 조사에 따른 대한민국 응급의료 붕괴 위기’를 우려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병원신문.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응급의료 및 필수의료 현장 의사들의 동요를 막으려면 단 하루라도 빨리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외침에 간절함이 묻어나고 있다.

이번 피의자 조사 전환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급감의 주요 원인이 된 이대목동병원 사태의 재연인 데다가 응급의료와 필수의료의 몰락을 몰고 올 대형 악재가 될 게 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전원이 불가피한 현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해당 전공의는 사망 환자 최초 방문 시 최선의 진료를 한 만큼 질책과 책임 전가보다는 응급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의료체계 개선 및 의료진에 대한 법적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요청이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월 3일 의협회관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피의자 조사에 따른 대한민국 응급의료 붕괴 위기’를 우려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응급환자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 조치와 적법한 전원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환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해당 전공의가 환자를 처음 진료했을 때는 의식이 명료했고 혈압이나 맥박 같은 활력 징후도 정상이었으며 골절과 출혈도 없어 외상 중증도가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환자의 자살시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폐쇄 병동도 없는 대구파티마병원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불가능해 이 같은 진료 기능을 충분히 갖춘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한 것은 정상적인 선택이었다고 강조한 이필수 회장이다.

이 회장은 “길고 긴 공방 끝에 무죄판결이 났지만, 최선의 진료와 정상진료를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이 급감한 제2이 이대목동병원 사태”라며 “응급의료현장의 상심과 분노가 큰 상태로, 현장 응급의학과 전공의 및 의료진이 동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응급의료 진료지침대로 움직인 전공의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과연 누가 응급의학과 전공을 선택할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대구파티마병원과 같은 응급의료 문제가 발생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응급실 과밀화 때문이라며, 중증환자를 담당하고 치료해야 할 권역응급의료센터는 현재 경증환자로 넘쳐나고 있어 정작 진짜 응급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형민 회장은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해당 전문과목 의사가 있는 병원으로의 이송이 중요한데, 이러한 적정 이송시스템이 원활하지 않고 지역응급의료기관은 현실적인 여건상 응급환자 최종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의 전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강민구 대전협 회장,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이필수 의협 회장, 김원영 응급의학회 정책이사.
(사진 왼쪽부터) 강민구 대전협 회장,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이필수 의협 회장, 김원영 응급의학회 정책이사.

이번 사건은 오랫동안 지적된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와 의료시스템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일이기에 전공의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원영 응급의학회 정책이사는 “우리나라 응급의료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사건인데 오롯이 한 명의 전공의에게 책임 지우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응급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개별 의료기관이나 의료인 개인의 대처 문제로 몰아가고 치부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원영 이사는 이어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결과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결론이 났음에도 환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피의자 수사를 받는다면 앞으로 의사들이 응급의료 현장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응급의료와 필수의료 현장의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의 동요를 막으려면 대구 전공의에 대한 빠른 수사 종결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강민구 대전협 회장은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의 응급의료를 포함한 필수의료의 붕괴속도와 전공의들의 무관심은 지금보다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강민구 회장은 “이번 일로 인해 전공의는 과연 어떤 지위에 있고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등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책임만 종용하는 필수의료를 수련할 필요성이 있나 싶고 결국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지면 응급의료를 비롯한 필수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의협·응급의학회·응급의학의사회·대전협은 응급의료가 바로 서려면 복잡하게 꼬인 우리나라의 응급의료체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의료진이 소신 진료를 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국민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이에 이들은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인들의 법적 부담을 해소해 불필요한 걱정 없이 마음 놓고 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할 것 △지역완결적 최종치료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응급의료 인프라 구축과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 강력한 지원을 강구할 것 △응급의료 전달체계의 합리적 개편과 경증환자 응급실 이용 자제 등 비정상적인 응급실 이용행태를 개선할 것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과 관련해 의료현장과 정부 대책 간에 괴리를 줄이기 위해 정책수립에 있어 의료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반영할 것 △대구파티마병원 전공의의 피의자 조사를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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