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인력 수급난이 낳은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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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인력 수급난이 낳은 ‘PA’
  • 병원신문
  • 승인 2023.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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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이 의사의 지도·감독하에 의사의 진료를 보조하는 PA(physician Assistant) 문제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같은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PA 제도가 없어 항상 논란거리였기 때문에 국회로 돌아간 간호법 제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간호계로서는 더 이상 좋은 무기가 없을 것이다.

PA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사와 의사를 보조하는 전공의 인력부족에 따른 공백을 메꾸기 위해 PA를 활용한 것은 오래된 관행이다.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 보조가 가능하다는 의료법 제2조 제2항 제5호를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 제2조의 정의가 포괄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넓어 업무범위의 한계를 놓고 분쟁의 원인이 되고는 했다.

그런 경우 법원의 판단에 기대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법원의 판례는 일률적이지 않았다.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해야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행위의 침습성 및 난이도, 환자에 미칠 위해성 등을 고려해 행위마다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이다.

PA 문제에 대한 행정당국의 생각도 분명하다.

PA를 제도화하지 않고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체계화하고 교육시키는 범위 내에서 진료지원인력이라는 명칭으로만 활용하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재작년부터 이와 관련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간호법 제정과 연계돼 또다시 논란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PA 논란의 근본적인 문제는 의사와 전공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간호협회가 제기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지를 선언해 논란을 키우고 있는 PA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인력 수급상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의료기관이 마치 인건비를 아끼려고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식의 접근방식으로는 대중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차제에 직역 간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말고 정부가 의료인력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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