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정착 위해 기존 틀 벗어던지겠다”
상태바
“필수의료 정착 위해 기존 틀 벗어던지겠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3.03.30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과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간담회
“재정효율화 위해 수가 깎거나 삭감하는 일은 없을 것” 강조

“의료정책에서의 혁신은 의료계와 반하는 게 아니라 의료계가 원하는 것들을 들어줄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정책안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의료현장에서 수용이 안 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안이 나오면 충분히 협의하고 같이 논의해서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임혜성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장과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3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강준(사진 왼쪽) 과장과 임혜성 과장
강준(사진 왼쪽) 과장과 임혜성 과장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은 “필수의료가 현재 보건의료분야 핵심이고, 대통령도 챙기는 분야”라며 “돈이나 수가, 혹은 기존의 틀에 갇히지 말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응급과 인력, 공공의료 등 모두 별도의 사업부서가 있지만 필수의료총괄과가 새로 신설된 배경과 관련해 “의료계의 기획조정실처럼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의료계와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총괄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특히 현재 국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부서 업무를 하나하나 열정적으로 챙기고 있어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신설 부서로서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최대한 의료계 단체와 인사들을 많이 만나려 한다”며 “소아와 관련해 필수의료대책에 다 못 담은 부분도 현장에서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강 과장은 “필수의료지원관실이 산하에 과는 2개지만 혁신과에서는 진짜 혁신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이슈화 시키고, 총괄과에서는 이를 정책화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이 잘 돼 있다”고 소개했다.

임혜성 과장은 “의료는 사실 필수가 아닌 게 없다”면서 “필수의료라는 것은 모든 의료계를 포괄하지만 중증·응급·소아·분만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국민생명과 직결되면서도 부족한 부분,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부분이 (우선순위로) 선정됐고 차후 분야별로 꼭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건강보험종합계획에 건강보험 지불보상제도 개편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지만 단기와 중장기 방안 등 원론적인 선에서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임 과장은 “재정효율화는 그간 모든 정부에서 추진해 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큰틀에서 나온 이야기(로 이해하시면 된다)”며 “지불보상제도 개편 등이 필요는 하지만 (적용하기엔) 어려운 측면도 있어 2차 종합계획에 담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불보상제도의 다변화는 기존의 행위별수가제가 못 미치는 부분을 보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3년을 거치면서 지금이 제도를 바꿔야 할 변곡점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초고령사회가 닥치고 있어 더이상 미룰 수도 없어 인력과 병상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내용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또 3차 상대가치개편을 하면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료계의 의구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틀을 바꾸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순증이 되는 측면도 있다”며 “기존의 틀을 놔둔 상태에서는 건보재정효율화를 달성할 수 없으며, MRI와 초음파 급여기준 개선, 지불보상체계 다변화 시도를 하는 배경이 재정이 흐르는 길을 제대로 만든다는 의미지 특정 분야 수가를 깎거나 삭감을 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의료의 질서를 잡으면서 재정이 투입됐을 때 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효율화를 위해 수가를 깎거나 삭감을 하는 차원의 접근은 수용되기도 어렵지만 작동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혜성 과장은 또 정부가 총액계약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소문과 관련해 “총액계약제는 대만처럼 건보재정이 구멍났을 때 고려할 얘기”라고 선을 긋고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치료재료나 행위도 다양해지는 의료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폐과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임혜성 과장은 “소아과 외래가 어렵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필수의료대책이 중증·응급· 소아 중에서도 대형병원 위주로 정책이 설계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책의 우선순위가 있으니 목숨이 달린 분야를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책 발표 이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병원협회와 의협이 모두 참여했지만 소청과의사회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임 과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데) 현장에서 의견을 주시면 (오히려 소청과의사회) 회원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며 “언제든지 의견을 주시고 첫발부터 하나씩 (해결)해나가면 그게 회원분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