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가협상부터 공급자·가입자 만나는 자리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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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가협상부터 공급자·가입자 만나는 자리 생긴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3.0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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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협상 전 간담회 통해 의료현장 실태 및 경영상황 의견 개진 기회 생겨
3월 중 수가조정 모형 선정하되 불발 시 4가지 모형 적용 결과 모두 참고
밤샘협상 방지 위해 시간 조정…국고지원 일몰 관련해 ‘플랜B’ 필요할 수도
지난해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의약단체장과 건보공단이 상견례를 하는 모습.
지난해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의약단체장과 건보공단이 상견례를 하는 모습.

올해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계약(2024년도 수가협상)부터 공급자와 가입자 간 직접소통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간 공급자 측에서 수가협상 과정 중 가입자와 직접 만나서 얘기할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건의가 일부 수용된 것이다.

아울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제시한 4가지 수가조정 모형을 3월 중 제도발전협의체에서 선정하며, 밤샘협상을 방지하기 위한 재정소위원회 회의시간도 조정된다.

이상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는 3월 7일 원주 건보공단 본부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올해부터 변화되는 수가협상 절차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24년도 수가협상 절차, 무엇이 바뀌나?

이상일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는 가입자와 공급자 간 의견수렴을 통해 공급자가 의료현장의 실태와 경영상황을 가입자에게 의견 개진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자리가 열린다.

본격적인 수가협상 전에 가입자·공급자·건보공단이 함께 참여하는 간담회 형태의 소통기회를 마련해 상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협상의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그 시기는 수가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상견례 자리인 7개 유형 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 직전이 될 예정이며, 횟수는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즉,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이 가입자 측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그림이 올해 처음으로 그려질 전망인 것.

이상일 이사는 “공급자 측에서 가입자를 잘 설득할 수 있도록 자료를 충실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비협상요소로 인한 수가 인상 요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왜 그렇게 되는지, 실제 액수는 얼마인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준비해야 건보공단도 가입자를 설득하는 기본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년 5월 31일부터 6월 1일 오전까지 이어지는 밤샘협상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도 마련됐다.

이상일 이사는 “밤샘협상을 탈피하기 위해 협상 마지막 날인 5월 31일 열리는 재정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저녁 7시에서 오후 2시로 앞당겨서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희망처럼 밤샘협상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상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오른쪽).
이상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오른쪽).

지난해 12월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보건사회연구원은 4가지 수가조정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SGR 개선모형, GDP 증가율 모형, MEI(의료물가지수) 증가율 모형, GDP 증가율과 MEI 증가율 연계 모형이 그것이며 현재 이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모형이 무엇인지 선정 논의를 시작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는 상황.

이상일 이사는 “합리적인 수가조정 모형 선정을 위해 4가지 개선모형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 3월 중 가입자·공급자·정부 등으로 구성된 제도발전협의체 논의를 거쳐 합의한 후 올해 수가협상의 준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나 만약 적정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4가지 모형을 모두 적용한 각각의 결과를 놓고 이를 참고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등 일부 외국 사례처럼 지출상한제(Expenditure Cap)를 적용해 회계연도 시작 전에 진료비총액을 정하는 방식은 도입하기 힘들다며 선을 그은 이상일 이사다.

이 이사는 “우리나라는 대만의 지출상한제와 달리 행위별수가제 중심이어서 의료서비스 이용량 관리 기전이 없다”며 “국내 보건의료 상황을 고려할 때 대만과 같은 수가 결정 방식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고지원 일몰 및 공공정책수가, 수가협상에 암초?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가협상은 여러 이유로 인해 예년보다 훨씬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이상일 이사의 생각이다.

국고지원 일몰, 공공정책수가 도입, 어려운 경제여건 등이 합리적 균형점을 찾는 데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 이사는 “국고지원 일몰에 대한 후속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수가협상 전까지 무언가 확정되지 않으면 협상 자체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 경우 협상을 어떻게 할지 ‘플랜B’를 추가로 만들어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학적 필요도와 필수의료 중심의 보장성 지원이 현재 ‘공공정책수가’라는 명칭이 붙은 것으로 봐서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아직 없으나, 건강보험 재정 내에서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며 “그 규모에 따라서 내년 건강보험의 지출 규모를 예상해야 하는데, 공공정책수가가 어떤 형태·규모인지 재정추계가 안 돼 있어서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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