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폭증하는 의료분쟁 건수에 비해 처리 속도는 매우 더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은 10월 12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6년간 의료분쟁 법정기한을 초과한 사례가 1,039건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에 따르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사건의 조정절차가 개시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정 결정해야만 한다. 필요시 1회에 한해 3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고 최대 120일 내에는 의료분쟁 조정을 마쳐야만 한다.
하지만 최근 6년 사이 의료분쟁 조정처리 기간이 크게 늘었다는 것.
지난 2016년에는 불과 6건에 불과하던 법정기한 초과 건수는 2017년 26건, 2018년 36건, 2019년 114건을 기록하다가 2020년에는 648건까지 치솟았다.
이를 비율로 수치화하면 2016년 0.7%에 불과하던 의료분쟁 법정기한 초과 건수 비율은 약 57배까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조명희 의원은 의료분쟁을 빠르게 종결할 분쟁 심사관의 퇴사가 급격히 증가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2022년 4월 기준 중재원의 심사관은 대부분 변호사나 간호사들로 직원 퇴사 현황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심사관의 퇴사율이 29.5%로 가장 높다. 이를 방치한 채 개선하지 않는 의료중재원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이다.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위의 직원 평균 퇴사율은 각각 13.8%였지만, 변호사나 간호사로 구성된 심사관의 퇴사율은 두 배가 넘는 28.2%에 달해 그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조 의원은 “의료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하는 게 의료중재원의 존재 이유”라며 “매년 늘어나는 법정기한 초과 사건을 방치하는 것은 중재원 존재 이유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료분쟁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의료진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조정분쟁 업무시스템과 인력 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선 노력이 잘 지켜지는지 계속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