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와 의사협회의 전국 및 시도, 시군구 단위 협회 간 협의 바람직
국회입법조사처가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로는 지역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비시장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된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지역분권형 책임의료체계 구축이라는 원칙하에 보건의료 인력 확충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향후 논의 사항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6월 2일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원회를 열어 지역 보건의료 인력의 양성방안 등을 포함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동 계획에 따라 복지부는 의사 인력 확충과 관련해선 공중보건장학생 확대, 공중보건의사 제도 개편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의대 정원(지역의사제) 및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2020년 9월 4일 의정 합의 원칙에 따라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결과를 반영하여 국립의전원은 4년제 대학원 대학 형태로 설립, 의대 정원은 추가로 확대하지 않고 폐교된 서남대 의대 기존 정원(49명) 활용하며 국립중앙의료원, 지방의료원 등을 교육 병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세웠다.
또 졸업 후 일정 기간 공공보건의료에 의무 복무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의 개선을 통해 선발 규모 확대, 공공의료 특성화 교육 등을 추진해 공중보건의사가 필요한 곳에 배치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 재정립, 배치 기준 등 제도 개선을 나서겠다는 것.
의료인력의 파견 및 교류 활성화와 관련해선 국립대학병원과 지방의료원 간 파견 근무를 확대해 국립대학병원에 공공 임상 교수 도입, 파견 의료인력 지원을 2020년 47명에서 2025년 80명까지 확대하고 전공의 공동 수련 확대 및 지방의료원을 인턴‧레지던트 수련병원으로 지정(7개소 → 20개소)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복지부는 필수의료 제공‧협력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개선도 추진한다. 지역내 환자 의뢰 수가 가산, 진료정보 교류 등 인센티브를 제도화하며 2023년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급성기 질환 발생부터 회복기(재활), 유지기까지 지속 치료 제공을 위해 관련 기관 연계 수가를 제공하고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묶음 수가(환자관리료 수가) 도입 시, 취약지 병‧의원에는 추가 가산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복지부의 추진 계획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지역분권형 책임의료체계 구축이라는 원칙 아래 보건의료 인력 확충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간호사 직역이 현재의 보건의료 체계가 유지되는 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건의료 체계의 개편을 통한 보건의료 인력의 지역 분산‧배치는 장기간 소요되므로 단기 혹은 중기에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의견이다.
입법조사처는 “단순한 정원 확대는 지역 의사이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고 오히려 도시 내에서의 의사들의 혼잡이 가속화되고 비용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므로 별도 정원으로 지역 근무를 의무화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다만 지역의사제의 경우도 소규모 정원을 가진 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방안과 국립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또 특정 지역(도서 벽지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직역 간 업무 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현재 의사의 업무로 되어 있으나 현장에서는 주로 간호사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현재 PA 업무 등), 간호사에 이관해도 의료의 질에 전혀 손상이 안되는 업무(전문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 등) 등을 조정해 의사에 대한 수요 일부를 충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사 및 간호사의 입학 정원을 충분히 증원해도 현재의 시장 기전을 통해 결정되는 인력의 공급과 수요에서 지방의 취약지역, 응급의료, 감염병 대응 등이 진료에는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시장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법조사처는 의사의 공급 증가가 도시에서 지방으로 인력 이동을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한국과 유사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면서 총의료비의 상한을 인위적으로 통제하지 않는 한 의사의 유인수요를 억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의사의 인건비를 늘리면서 자본비용과 약제비, 재료비 등 경상비를 줄이는 방안 역시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의료자원정책(지역 내 의료시설의 공급 확충 등)과 건강보험정책(보상 기전 등), 그리고 비의료적 조치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시행돼야 한다”며 “인력이 근무할 의료시설과 정주 환경, 지역경제, 교육과 문화 등 다양한 요인과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보건의료 인력의 확충만으로 의료접근성의 양적, 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지역으로의 보건의료 인력 유인을 위해선 중앙정부와 광역 시도 및 시군구에서 경제적 및 비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입법조사처는 “특정한 도시지역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의사단체(광역 혹은 기초 자친단체의 의사회가 지역면제를 주관) 자율에 의한 ‘지역면허제’ 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면서 “지역별 면허의 규모는 병원협회와 의사협회의 전국 및 시도, 시군구 단위 협회 간의 협의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