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설립 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현재 지자체 등이 추진 중인 시립병원 및 지방의료원 설립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보건복지위·사진)은 10월 11일 공공병원 설립 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병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지역의료원 등 공공병원 설립이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효과성을 중요시 여기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해 공공병원 설립이 좌초하거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정부는 2019년 1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23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결정을 내릴 때 울산 지역의 ‘산재전문 공공병원 설립’이 포함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3년간 병상 수 기준 공공의료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7년 9.2%, 2018년 9.1%였고 작년은 8.9%로 줄어들었다. 2017년 기준 인구 1천 명당 공공병상 수는 1.3개로 OECD 평균인 3.1개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등의 공공병원을 9개 지역에 확충할 계획이지만, 현행 심사제도 아래에선 공공병원 설립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우려가 크다.
이에 강병원 의원은 “공공병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인데, 이를 경제성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공공병원 확충은 재난 예방, 국가 안보에 버금가는 중차대한 사업인 만큼 공공병원을 설립할 때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여 의료 공공성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강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복지부 장관 역시 공공병원 예타 면제에 적극 동의한 만큼, 신속하게 법안이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