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존재감’ 보여준 김포 요양병원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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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존재감’ 보여준 김포 요양병원 화재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9.09.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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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침착하게 대비, 병원도 평소 실전 소방훈련으로 인명피해 최소화
김포 요양병원 화재 당시 간병인들이 환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헌신한 결과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당 요양병원 역시 평소 간병인들에게 화재 발생시 환자들을 어떻게 대피시켜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교육해 왔다고 밝혔다.     

9월24일 오전 9시 3분 경 김포의 A요양병원 4층 기계실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시꺼먼 연기가 병실로 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한국전력공사가 화재 직전 전기공사를 위해 건물 전체를 단전한 상태여서 실내는 더 어두웠다. 

하지만 A요양병원 4층에 머물고 있던 20여명의 간병인들은 병실에 있던 환자들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휠체어에 태워 1층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간병인들은 마스크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휴지를 뽑아 입과 코를 막은 뒤 휠체어에 태워 1층으로 옮겼다.       

또 대피시키는 동안 병실에 남겨진 환자들이 연기에 질식되지 않게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마시도록 하기도 했다.  

간병인들의 침착한 대응이 빛을 발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간병인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A요양병원이 꾸준히 소방훈련을 한 덕분이기도 하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9월30일 “간병인들은 화재가 발생하면 환자들 대피시키는 임무가 주어진다”면서 “환자대피반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주 실전 교육을 했다”고 전했다.

A요양병원은 간병인 소방훈련 과정에서 환자들이 유독가스를 흡입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하도록 하고, 없으면 임시방편으로 물수건이나 젖은 휴지를 이용하도록 교육해 왔다. 

아울러 화재 발생시 임시대피로가 어디인지, 환자들을 어떻게 이송해야 하는지 반복적으로 실습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간병인들은 24시간 환자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불이 났을 때 제 역할을 다해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서 “거의 매주 화재 대피요령을 교육해 왔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간병인들이 목숨을 걸고 환자들을 대피시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그 분들을 격려하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손덕현 회장은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은 수발뿐만 아니라 화재가 나면 최일선에서 환자를 보호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간병의 질과 환자안전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서는 간병비 급여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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