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의료개혁 투쟁에 적극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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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의료개혁 투쟁에 적극 동참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9.08.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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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대의원총회 열고, 의협 의쟁투 로드맵 따라 총파업 참여 의결
전공의들이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로 잡기 위한 의료개혁 투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는 8월24일(토) 오후 4시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대의원들은 △의료개혁을 위해 투쟁에 참여한다 △대한의사협회 향후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 로드맵에 따라 총파업에 참여한다 등 2가지 안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성전 대의원(서울대병원)은 “전공의 과로와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는 서로 연결돼 있다. 가령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임에도 외래로 오는 감기 환자를 봐야 한다. 1차 의료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이런 환자들을 차단할 수 있다면 과로 문제가 상당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쟁투 단체 행동과 관련, 국민 여론의 동의를 얻고 환자 안전이 보장된다면 함께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전 대의원은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과반수가 어떤 형태의 단체행동이든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아젠다 등의 논의가 더 필요하겠지만 전공의들은 의료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A 대의원은 “비교적 하나로 뭉치기 쉬운 전공의들이 강력한 단체행동을 추진해줬으면 좋겠다. 시기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미뤄질수록 더 어려울 수 있다. 정해진 것이 있다면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를 앞세우려는 의료계 분위기와 추후 전공의들의 안전이 보호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B 대의원은 “정작 의협이든 지역의사회든 ‘전공의들이 나와야 한다’고 책임을 지우지만, 선배 의사들의 참여는 저조하다”며 “단체행동을 한다면 의협이나 시도의사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C 대의원은 “현장 전공의들은 의협이 파업한다고 말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 건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파업한다면 전공의들이 받는 불이익이 없도록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안내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회장은 “대한민국의 왜곡된 의료체계에 묵묵히 감내하고 희생을 강요당한 전공의들이 이제는 더이상 참을 수 없고 싸워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특히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과 전공의 과로사 아젠다 만큼은 전공의들이 직접 나서서 단체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있었고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차기 집행부의 정기총회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의쟁투 로드맵에 맞춰 의료계 전 직역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전공의도 참여하기로 의결한 만큼 전공의를 보호할 수 있는 로드맵이 하루빨리 나올 수 있도록 의쟁투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한 박지현 차기 회장은 “의협이 단순히 전공의가 속해있는 의료인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에 투쟁에 힘을 싣는 것이 아니다. 전공의들 스스로가 현재 의료 현실이 단체행동이 필요할 만큼 잘못됐다고 깨닫고 있기 때문이며, 대전협은 앞장서 회원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0년도 제63차 전문의자격시험 일정 연기에 대해 대의원들은 정부와 대한의학회에 유감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환자 안전과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전공의협의회 성명서>

정부와 대한의학회는 환자 안전을 보장하고 수련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대한의학회와 보건복지부는 2020년 전문의 자격시험 일정을 한 달 연기하는 주된 이유로 전공의법 시행으로 인한 수련의 질 저하를 우려한다고 언급했으며, 시험 일정 조정을 통해 앞으로 수련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3년째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2018년 전공의 수련환경평가 결과만 봐도 전체 수련병원 기준 미준수율은 38.5%(94/244)이다. 전공의 대다수가 대형병원에서 수련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급종합병원 기준 미준수율 76.2%(32/42)는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그뿐인가. 올해 초에는 당직근무 중에 우리 전공의 동료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판정에 따르면, 발병 전 1주일 동안 업무시간 113시간, 발병 전 12주 동안 주 평균 98시간 이상으로 업무상 질병 과로 기준을 상당히 초과했다. 최소한의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는 전공의들에게, 대형병원으로 밀려오는 환자들을 진료하며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공의들에게,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던 수련환경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국민건강권 보호를 위한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라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는 대한의학회와 보건복지부는 언제까지 구시대적 방식으로 전공의를 가혹한 현실에 밀어 넣은 채 수련의 질 저하를 운운할 것인가. 과연 시험 일정만 연기하면 수련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적어도 우리 전공의들은 제대로 배우고 싶다. 더 나은 전문의가 되고 싶다. 이에 우리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2020년까지 이루어낼 수 있도록 제안하는 바이며, 책임 있는 대답을 요구한다.

1. 환자 안전과 수련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 등 과도한 업무량 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

2. 전공의법을 준수하며 역량을 갖춘 전문의를 양성할 수 있도록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을 체계적으로 개편하라

3. 책임지도전문의제도와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지도전문의의 교육내용을 평가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라

2019년 8월 24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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