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제 박사 '인술제세' 정신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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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제 박사 '인술제세' 정신 계승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9.04.03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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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정성을 다해 하나씩 배워간다면 세상은 바뀐다
JW중외박애상 수상장 서진수 전 일산백병원장
▲ 서진수 전 일산백병원장
1. JW중외박애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수상소감을 부탁합니다.

우선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이런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영광스럽습니다. 지금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헌신적인 인술로 사랑을 베풀고 그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의료인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을 대신해 앞으로 환자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참된 의료인으로서 더욱 더 헌신을 다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생각하고, 후배들에게는 그러한 빛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대해 소개 바랍니다.

스스로 이야기하기엔 한 없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우선 교직원 후원단체를 활성화시켜 시행 중인 연간 약 400명 대상의 저소득계층 진료비 지원사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희 병원 인근인 고양, 파주가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존하는 도농복합지역으로 의외로 의료 취약계층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역주민의 질병 예방과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해마다 생필품 전달 및 이동보건소 무료진료 등의 의료지원을 해오고 있고 지역자치 문화활동에 대한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고지 내 봉사단체인‘아름다운 가게’와 공동으로 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통해 바자회 수익금을 마련하고 있는 한편, 협약을 맺고 후원하고 있는 고양 오리온스 농구팀 선수들의 기부를 모아 지역 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3. 의료봉사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저희 재단의 설립자이신 고 백인제 박사의 건립이념 자체가 ‘인술제세’의 박애정신에 있고 개인적으로도 학창시절 사회운동을 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도우며 이들과 함께 사는 것이 가치있는 삶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4. 개발도상국 의료진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교류 활성화 및 선진의료 전파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추진 사업에 대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솔직히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모잠비크 ‘켈리만 중앙병원’은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건립되어 2016년 개원했습니다. 저희 병원은 2014년부터 KOFIH와 함께 개원준비 및 의료인력 연수, 컨설팅,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으며 스리랑카 ‘아비사웰라’지역병원 및‘탕길레’지역병원에 대한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 의료인력 육성, 응급의료 역량 강화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도상국 의료진 역량강화 과정 프로그램인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남수단, 라오스, 캄보디아, 우간다, 가나 등에서 12건 진행했으며 2015년부터는 본교 교수가 현지병원을 방문해 컨설팅, 워크숍 등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5. 의료관광에도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고 계신데, 사업성과에 대해 소개 바랍니다.

취임 직후인 2013년 6월 병원 국제진료센터를 개원한 이래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와 공식 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고, 개인적으로 2015년부터 4년간 고양시 의료관광협의회장으로서 총 8회의 고양시 해외의료마케팅을 이끌었습니다. 지역병원들과 우수한 의료서비스와 체계적인 가이드라인, 시장의 변화에 따른 인프라 구축 등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6. 취임 초‘신바람 나는 조직문화’를 강조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젊은 나이에 대학병원 병원장으로 취임해 권위와 관행을 버리고 수직적 관계에서 쌍방향 소통을 강조했고 서번트 리더십으로 솔선수범하고자 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공감밥상’을 제안해 직원들과 경영진이 마음을 열고 서로의 관심사를 얘기하며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소통의 자리가 됐습니다. 그 외 직원들의 건강증진과 행복을 위해 건강up 계단 오르기, 인기 아이돌그룹, 유명 스포츠선수들과 의 앨범나눔이나 이벤트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7.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 추진을 위해 노력해 오시고 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며 느낀 점이 많을 것 같은데 몇 가지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단순 보장성 강화를 넘어 한국 의료시스템 전반의 개혁에 힘을 쏟았습니다. 이같은 보건정책 입안에 대한 자문을 하면서 의협의 보이콧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보장성 강화정책이 안착될 수 있도록 협조해 왔습니다. 병원협회 입장에서는 상황에 맞는 보건의료정책 기조가 잘 배합되도록 정책의 중심에서 방향성과 실현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줄 보건행정 전문가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없다보니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과 기조가 약해지고 있음을 느껴 아쉬움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8.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과 가장 아쉬웠던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병원장 취임 초기는 병원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던 시기라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까지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 경영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경영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직원들의 급여 동결과 상여급 반납 등으로 이어져 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과도기를 지나 어느덧 경영은 안정화를 되찾아갔고, 위기 속에서 주인의식을 잃지 않던 직원들의 흔들리지 않은 노력이 일터의 품격을 높여 현재 증축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가고 있습니다.

9. 학자와 교육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셨는데, 소개를 부탁합니다.

병원장 재직 도중에 제17대 대한족부족관절학회 회장에 취임해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학술연구를 최고의 목표로 권장했고 그 덕분인지 현재 국내 논문수가 족부분야 최고 저널에 미국 다음 두 번째로 인용지수가 높은 나라가 됐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가서 2023년 세계족부학회의 한국 유치를 확정시킨 것이 제일 기억에 남고 현재 후임들이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습니다.

10. 향후 10년 뒤에 병원장님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시겠습니까.

병원장으로 취임 이후 병원 경영의 정상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 무겁고 치열했던 생활속에 오히려 배움의 욕망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실과 과제를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살펴보기 위해 보건행정 분야의 공부를 능력이 닿는한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최적합화 된, 국민과 의료 공급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보건정책을 찾는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11. 후배 병원경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직도 배워가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기는 좀 주제 넘는 일인 것 같지만 영화 역린에서 인용된 중용 23장을 좋아합니다. 많이들 아시는 내용이지만‘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배우 현빈이 독백하는 대사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바뀐다. 온 정성을 다하여 하나씩 배워간다면 세상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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