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자병원 추가설립 필요성에 복지부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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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자병원 추가설립 필요성에 복지부 ‘신중’ 모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9.03.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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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완성도 높은 원가자료 확보 위해 보험자병원 확충 필요
복지부, 건보재정 투입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 필요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추가적인 보험자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원가조사체계 구축을 위해 다수의 공단 직영병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건강보험재정이 투입되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3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가조사체계 구축을 위한 보험자병원 확충방안 마련 국회토론회’를 주최했다.

현재 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 1항에 따라 정책자료 개발지원,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 의료 제공, 의료서비스 제공모형 개발을 위해 보험자병원으로서 일산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병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책근거 등의 제공을 위한 상호평가 기반 부족과 의료공급 체계의 대표성 있는 지표 및 자료를 산출하기에는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익 공단 이사장은 “유일한 보험자 병원인 일산병원의 다양한 데이터를 건강보험 제도 발전의 소중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지만 일산병원 하나만으로 모든 의료기관을 대표할만한 원가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면서 “보험자병원을 확충해 표준 의료모형을 운영하고 완성도 높은 원가자료를 확보하기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대표성 있는 원가 산출 및 활용을 위해서라도 다수의 직영병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태현 교수는 “외부의 다른 병원들 중에서 보험자 직영병원 만큼 원가정보를 제대로 산출해 낼 수 있는 병원을 가려내기 어렵고 그 병원이 공단이 바라는 만큼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감시하는데 비용이 크다”면서 “건보공단이 직영병원을 통해 직접 제공해야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공단은 건보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그 결과 산출되는 원가 및 각종 시범사업의 결과에 의존해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공단이 일산병원이라는 단일 직영병원에서 생상된는 산출물에 의존하는 것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공단이 하나의 병원만 보유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다수의 의료기관에 자원을 투입해야 만 그로부터 발생되는 각종 산출물을 활용하는데 따르는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2~3개의 병원을 확충하는 것으로도 단일병원만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는 상당한 수준으로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 병원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성이 있는 원가 정보를 산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원가 정보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3천8백여개 병원을 전수조사해야 하고 종별, 지역별, 규모별로 층확집락표본추출한 병원들의 원가정보를 산출해야 하지만 현재 원가분석시스템을 구축한 병원이 50여개에 불과하고 시스템 구축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점과 자료협조 곤란으로 현실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추가적인 직영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대체적으로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이뤄졌다.

김윤 서울의대 교수는 원가 구조가 다른 의료기관의 원가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층화된 일정 수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원가 자료가 있어야 만이 신뢰 가능한 수가를 산출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보험자병원 설립에 찬성했다.

김윤 교수는 “패널병원 중심의 원가 산출 시스템은 정형화, 예측이 가능해 제한된 정보일 수 있다”면서 “건보공단 직영병원을 통해 얻은 정보는 비정형화된 정보, 정보 내밀성 측면에서 내부자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자료로 직영병원과 기존 패널병원의 원가 산출 방식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공공병원은 공공성, 민간병원은 수익성을 중시한다. 그래서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균형있게 가져가야 한다”며 “보험자병원으로서 보건의료 제도·정책적 활용도가 높은 병원이라는 장점을 잘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일산병원의 지역적 특성, 환자 특성 등의 이유로 모든 의료기관 유형을 대표하기 힘들다”면서 “유형별로 표준화된 원가 산출을 위해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보험자병원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험자병원 추가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공단은 올해 연말까지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다.

강정희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일산병원 이외에 500~800병상 규모의 보험자병원 2개 정도를 추가로 설립하면 적정 원가 산출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일산병원이 수도권에 있는 만큼 추가로 설립될 보험자병원은 영남권, 호남권에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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