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 수급 문제 직접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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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력 수급 문제 직접 나선다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8.10.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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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국립-사립-중소-상급, 자율개선 추진 협약
대학병원 정년퇴직 의사 지역병원 근무 활성화 유도

의료인력 수급 문제 완화와 정부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병원계가 직접 발 벗고 나선다.

병원계는 의료인력 구인난으로 인해 원활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발생하고 병원의 운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는 10월18일 직역별 단체와 ‘의료인력 수급 개선을 위한 자율개선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과 국립대병원, 사립대의료원, 중소병원, 상급종합병원을 대표하는 직역 단체장들은 “이번 협약을 통한 의료인력 수급개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진 회장은 협약식에서 “직능단체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의료인력난이고 양질의 의료 제공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는 긴박한 과제”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번 협약이 병원 현장의 의료인력수급 문제를 완화하고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병원계가 앞장서서 의료인력 운영에 대한 자율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병원계가 뜻을 모아 협력하고 화합하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동참해 줄 것을 바란다”고 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도 “병원협회를 중심으로 의료인려의 지방불균형과 배치문제 해소를 위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이번 협약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정부도 개선 사항을 발굴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인력 공급 확대 정책과 함께 병원에서도 처우 개선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국립대병원장협의회 서창석 회장과 사립대의료원협의회 윤도흠 회장을 대신해 이삼용 전남대병원장과 문정일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이 협약에 서명했으며, 대한중소병원협회와 상급종합병원협의회에서는 정영호 회장과 김영모 회장이 직접 참석해 자율개선 협약의 성공적인 추진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으로 병협과 직역 단체들은 의료인력 수급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개선과 정부지원 등 필요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자율개선 추진에 각 단체 회원병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협약 추진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실무체계를 구축 운영하고 운영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의료인력 수급정책만으로는 의료인력난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어 병협을 중심으로 각 직역단체가 직접 나선 것으로, 향후 정부의 의료인력 수급정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병협과 각 직역단체는 대학병원 정년퇴직 의사의 지역병원 재취업을 통해 종별·지역별·진료과목별 의사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의료기관 기피현상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발생하고 있는 간호사 채용제도를 개선해 의료기관 외 다른 산업으로 이직하는 비율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병원계가 대학병원 정년퇴직의사 활용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활동의사수(2.3명)가 OECD 평균(3.3명)과 비교해 낮은 상황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동결 등으로 신규 의사인력 공급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의사인력의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따르면 의과대학에서 정년퇴직하는 의사는 지난 2009년 74명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212명으로 1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2028년이면 425명으로 지금보다 2배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퇴직 의사들이 의과대학에서 평생 봉직하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지역병원에 접목하게 되면 지역병원의 의료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병원 고급 의사인력 부족현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병협은 내다보고 있다.

병협과 각 직역단체는 실무체계를 통해 지역병원의 전문의 채용정보를 공유해 정년퇴직 의사들의 재취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만성적인 인력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간호사의 경우는 간호사 면허소지자의 의료기관외 산업으로의 이탈을 막는데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병원간호사회 통계에 따르면 2016년의 간호사 이직률은 12.4%. 간호사 이직률이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는 간호인력 공급확대만으로는 간호사인력 수급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간호사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3교대 근무로 업무강도가 강한 반면, 근무환경은 저수가 등의 요인으로 한계점에 봉착해 간호사를 의료기관에 붙들어놓을 수 있는 유인책이 없기때문.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업무강도가 약한 의료 행정기관이나 보건교사, 제약회사 등지로 대거 이직해 의료기관의 간호사인력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간호사 이직은 대부분 병원간 이뤄지고 있으나, 간호경력을 우대하는 보건의료 행정기관의 채용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경력 간호사의 다양한 이직경로에 대한 현황분석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의 중간 직급의 간호사의 수급 불균형을 발생, 신규 간호사에 업무가 집중돼 높은 업무강도로 이직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병협의 분석이다.

병협은 의료 행정기관의 채용실태와 병원 간호사의 이직 및 채용 전반에 걸쳐 면밀히 검토한 후 의료기관의 안정적인 간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제9차 상임고문,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에서는 으뜸병원(병원장 김덕수), 전주21세기병원(병원장 최철), 전인병원(병원장 손기철), 연세요양병원(병원장 김도영), 세나요양병원(병원장 김덕규) 등 5개 병원에 대한 회원 입회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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