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심장질환 체계적인 치료 및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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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심장질환 체계적인 치료 및 대책 필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06.1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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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이후 유병률 증가…남녀 특성 따른 데이터 구축 해야

과거 남성들의 질환으로 여겨졌던 심혈관질환이 여성에서도 유병률 및 위험성이 매우 높아 체계적인 치료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심장질환은 과도한 음주와 흡연 등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실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만 명 당 여성은 123명, 남성은 110.8명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높다.

여성의 경우 폐경 전에는 심장 질환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낮지만 폐경 이후에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남성과 비슷해지고 80세 이후부터는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심장학회 심완주 회장(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최근 ‘병원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 심장 질환을 파악하고 치료함에 있어 전통적인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뿐만이 아니라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등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더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의 현실은 성별을 고려한 제대로 된 데이터조차 구축되지 않은 상태로 국내 첫 심장내과 여성 전문의인 심 회장은 그동안 ‘여성심장질환연구회’에서 활동하며 국내 여성 심장질환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 왔다.

심 회장은 “이번 임기 동안에 여성 심장질환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고 매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국내 심장질환 치료에 있어서 남녀 성별 구분이 없는데 중장기적으로 성별이 구분된 치료 가이드라인이 수립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 회장과 자리를 함께한 김명아 서울시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여성심장질환연구회장)도 “노년기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남성보다 더 많은 위험 인자가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 및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남녀 사망원인 1위, 우리나라도 10년 전과 비교해 사망 순위가 3순위에서 2순위로 올라가는 등 사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고혈압성 질환을 가진 여성에서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13.9명으로 남자 5.9명에 비해 매우 높고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는 여성은 심혈관 사건에 미치는 위험도가 3∼5배로 남성의 2∼3배보다 더 높다”고 밝혔다.

또 “담배를 피우는 여성에서는 남성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성이 훨씬 높고 경구용 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의 경우 흡연 위험도가 심각하게 증가해 여성의 심혈관질환 증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심장질환은 여성과 남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에 맞는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통적인 위험 인자들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병 차이 이외에 여성만 가진 폐경이라는 것이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김 교수는 “유럽에서는 매 6분당, 미국에서는 매 1분당 1명의 여성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유럽의 경우 여성 사망의 55%, 남성 사망의 43%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것이고 미국의 경우 폐경기 여성 사망의 56%가 심혈관질환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노년기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가장 큰 이유도 페경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여성의 폐경이라는 사건은 심혈관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폐경 전에는 심혈관질환의 유병률이 남성에서 더 높지만, 폐경 이후에는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80세 이후 여성에서의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더 높은 것도 그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는 폐경 여성의 ‘에스트로젠’이 고갈되면서 이것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을 급격하게 올린다는 것.

김 교수는 “에스트로젠은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해주고 혈관 벽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를 통해 동맥경화반의 발생 및 진행을 억제하는 다양한 기전으로 심혈관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다양한 증상 호소로 인해 심혈관질환을 진단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남성의 경우 흉통 호소가 가장 많은데, 여성은 비특이적 흉통, 호흡곤란, 울렁거림, 두근거림, 어지럼증, 소화불량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특히 동반증상이 더 많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그는 심 회장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여성 심장질환의 특성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남녀 특징에 따른 위험인자 관리와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노력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여성 특이 위험인자에 대한 관심과 관리 노력, 남녀 특징에 따른 적극적 치료가 요구된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노년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노년기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성에 대해 적극 관심을 두고 연구비 지원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검사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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