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이날 병원에 공급된 농축 적혈구의 양은 O형과 A형 모두 합쳐 5유니트(1유니트 320∼400cc)에 불과, 매일 혈액형별로 공급돼야 할 각 40유니트에 크게 못미치는 실정이다.
경북대병원 혈액은행 관계자는 "적십자혈액원으로부터 하루 3번 혈액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며칠 전부터 제대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의료진에게 현재 O형과 A형 환자에 대한 수술을 보류하도록 요청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B형과 AB형은 현재 비축분을 사용하고 있지만 혈액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3일 후부터는 모든 혈액형에서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남대의료원도 "평소 수혈을 해야 할 사람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대형사고로 긴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 1~2명에게밖에 혈액이 돌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으며, 계명대 동산의료원도 "주초부터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정상 보유 재고량이 3분의 1도 안돼 대량 수혈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이들 병원은 갑작스런 혈액부족에 대해 노사간 임.단협이 진행 중인 적십자혈액원의 준법투쟁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적십자 혈액원이 지난 20일부터 오전 9시에 정상근무를 시작하는 준법투쟁에 들어가 장거리 헌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평소에도 부족한 O형과 A형이 더욱 모자라 주말에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적십자혈액원은 "에이즈 혈액 파동 등으로 헌혈자 수가 급감한 데다, 원거리 헌혈을 위해서는 오전 6시쯤 헌혈차량이 출발해야 하는데 조합원들이 법적 근무 시간을 준수하고 있어 평소보다 공급량이 30~40% 줄었다"며 "노사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조만간 공급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병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