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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취급보고 제도’ 설명회서 식약처 혼쭐
연계보고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구입 비용 정부가 지원해야
병원 담당자들 제도 시행 앞두고 쓴 소리 쏟아내
2018년 03월 13일 (화) 20:51:24 오민호 기자 omh@kha.or.kr
   
 
오는 5월1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이하 마약류관리법)’ 제11조에 따라 오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중소병원의 자체적인 프로그램과의 연계가 어려워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발한 ‘마약류통합관리스시템’의 연계보고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병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EMR프로그램과의 연계가 필요하지만 기존 프로그램과의 호환성 문제를 비롯한 연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구입비용 부담으로 병원들이 선 뜻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3월13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열린 ‘2018년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 권역별 설명회’에서 참석한 병원 담당자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병원계 현실을 무시한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식약처는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방법으로 직접보고 형태로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직접 접속해 보고하는 웹 보고, 내부 관리용 프로그램에서 생성한 취급내역을 CSV, XML 파일로 업로드하는 방식과 종합병원 EMR 및 자체 프로그램, 병의원·약국 등 청구프로그램 등과 같은 내부 관리용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한 보고방법을 소개했다.

그러나 설명회에 참석한 병원 관계자들은 웹보고를 통한 직접보고의 경우 담당자가 일일이 시스템에 접속해 보고를 할 수 밖에 없어 약사가 1~2명뿐인 중소병원의 경우는 보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특히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연계보고 방법 역시 병원들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자동연계가 가능한 자체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외부 전산업체에 맡겨야 하지만 그에 따른 제반 비용을 병원에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1백 병상 규모의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약사는 연계보고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그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하루에 많이 사용할 경우 수십 개를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어 약사가 1~2명뿐인 중소병원에서 일일이 다하려고 하면 근무 시간 안에 다 할 수도 없다”며 “일일이 웹보고를 하는 것은 향정신의약품을 몇 건 정도를 취급하는 약국에서나 가능하지 병원에서는 다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의사가 오더를 넣고 간호사들이 확인하는 정도의 옛날 프로그램으로 여기에 연계가 가능한지를 외부 전산업체에 물어봤더니 답도 없다”면서 “몇 천만원에서 몇 억원까지 비용이 들어갈 경우 병원에서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는 것은 불가능 해 보인다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또다른 병원 근무 약사도 이러한 의견에 동조했다.

그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가 많지 않다 보니 근무시간 자체가 매우 빡빡하다”며 “웹보고를 하게 되면 최소 3~4시간 정도 이상 걸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신이 근무하는 중소병원은 내부 전산팀도 없어 전산을 관리하는 업체에 이야기를 했지만 업체에서 알아보고 있다고 이야기만 한다”면서 “시중병원은 일반적인 약국 프로그램도 없다”고 한탄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했지만 오류가 너무 많아 중단 했다는 어느 병원 관계자는 사용이 가능한 연계프로그램에도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래도 업계에서 큰 회사에 들어가는 중외프로그램을 우리 병원에서는 사용하고 있는데도 알아보니 연계가 잘 안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정확한 병원 내 프로그램을 구버전에서 신버전으로 바꾸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마약류 보고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병원이 사용하기는 어렵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병원 근무 약사도 “EMR 연계를 위해 비용이 얼마나 들고 어떤 업체가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지를 식약처에 물어봤지만 액수도 업체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공개적으로 5~10개 업체를 선정해 그중에서 병원들이 고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산개발업체 대한 식약처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약사가 아닌 모 병원 담당자는 “지금 각 병원마다 사용하는 EMR프로그램이 모두 다르다 보니 병원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은 매우 큰일이고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개발업체에서는 당연히 이 사업을 알고 있고 병원들이 어쩔 수 없이 연계 프로그램을 사용할지 알고 있어 개발비용을 마음대로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식약처가 병원과 약사들을 제재할 게 아니라 이런 부분을 관리하고 해결해 줘야 한다”며 “힘없는 병원에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병원 담당자들의 반발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행정처분 유예기간 확대를 비롯해 연계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익상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관리과 사무관은 “연계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 분명히 일정부분 근무시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 한다”면서 “비용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사용자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기재부의 의견으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이어서 김 사무관은 “정부가 개발업체를 규제할 수는 없지만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병원은 기술지원을 받아 사용하면 되고 상용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점유율이 높은 업체부터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장 보고를 하지 못하면 행정처분을 받게 될 거라는 우려가 있지만 연말까지는 계도기간을 둘 것”이라며 “실질적인 지원이 없는 것에 불만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전체적으로 전수조사 중으로 중소병원이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등 다른 방안을 찾을 것이지만 일단 시행해 보고 문제점을 이야기 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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