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물러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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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물러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입니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8.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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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내고 물러나는 석승한 인증원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혀
▲ 석승한 인증원장.
“2013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으로 취임했을 때에 비하면 조직이 엄청 커졌고 역할도 많이 확대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임무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인증원의 역할을 더 확장해주실 분이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시기적으로 보면 지금이 물러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입니다.”

8월31일부로 임기를 마치는 석승한 의료기관인증평가원장은 8월29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퇴임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0년 출범한 인증원은 그간 위태로운 시기를 넘겨가며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은 환자안전이 사회적인 이슈가 됐고 저는 인증원이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증을 받을 때만 반짝 긴장해 인증 기준을 따르고, 인증을 받은 후에는 다시 과거처럼 인증 기준을 무시하는 사례가 많아 인증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석승한 인증원장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호주, 대만 등 외국도 유사한 고민을 갖고 있으며 이는 단적으로 리더십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즉, 인증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고 인력도 충분히 투입돼야 하는데 인증 후에 투자의지를 철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 이 부분도 인증 횟수가 거듭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되고 투자도 하게 되므로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 조사위원이 피감기관에 가서 소위 ‘갑질’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일부에서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지속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는 분들을 배제시키고 좋은 성품을 가진 분들로 채워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답했다.

석승한 인증원장은 “대만의 경우 인증조사 시 인증원 직원이 반드시 동행해 갈등해결사 역할을 한다”며 “우리도 그 시스템 도입 여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문제는 예산”이라고 말했다.

석승한 인증원장은 제4대 원장으로 선임된 한원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냐고 묻자 “향후 어떤 조직으로 가야 역량을 극대화하고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새 원장님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증원장을 하면서 의료계로부터 욕도 많이 먹었지만 서운하진 않고 오히려 감사드릴 일이 더 많다”며 “인증은 시작이자 마지막으로 환자안전과 질향상을 담보하는 좋은 장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승한 인증원장은 민간으로 돌아가면서 의료계에 하고 얘기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의료계에 지불제도를 비롯해 인공지능 등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더 멀리 내다봐야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은 물론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새판을 짜야 한다. 의료계가 할 일이 많다.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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