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2교대 근무 간호사들 만족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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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2교대 근무 간호사들 만족도 높아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7.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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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랑병원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해 운영
간호등급제 개선 필요…유휴간호사 현실성 없어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 2교대 근무제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병원 전체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을 만큼 운영이 잘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중환자실부터 간호사 2교대 근무제를 시행한 인천사랑병원 유찬희 간호과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 시작한 2교대 근무제가 지금은 완전히 자리를 잡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유찬희 과장은 “기존 3교대 시 한달에 7~8개 밖에 휴무(off)가 없었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15개의 휴무를 보장 받고 있다”며 “2교대 근무가 힘들면 기존 3교대로 되돌려도 된다고 했지만 다들 만족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간호사들이 2교대 근무형태에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휴무 일수 증가가 주된 이유다.

유 과장은 “요즘 젊은 간호사들은 돈을 모아 해외여행도 가고 자신만의 취미 생활 등 여가를 즐기려는 욕구가 매우 크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맞추기 위해 병원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휴무일 증가로 인한 자신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 외에도 교대 시 인계 시간이 줄어든 것 역시 간호사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

유 과장은 “인계시간이 한 타임이 줄어드니 간호사들이 여유가 생겼다. 병원 라운딩을 할 때 3교대를 하는 병동과 비교해 보니 2교대가 훨씬 안정적이었다”면서 “응급센터의 경우 인계시간이 없어 더욱 좋고 전체적으로는 간호사들의 연장근무가 거의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최근 인천사랑병원 신규간호사 모집에 지원한 간호사의 상당수가 2교대를 한다는 것을 알고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원에서 실습을 받은 간호대 학생들도 처음에는 다들 놀라는 눈치였지만 직접 경험을 하고 난 뒤에는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과장은 2교대 근무형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 과장은 “근무형태 변화로 근본적인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아예 원하는 근무형태를 맞춰 주겠다고 해도 일하겠다는 인력자체가 없다.돈이 없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는 사람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현재로써는 뾰족한 방안이 없어 간호사의 임금을 지금보다 더 올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지만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기존 간호사들의 이직을 막을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할 부분으로 현재의 허가 병상수 기준의 간호등급제를 환자수를 중심으로 개선하는 것을 꼽았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사 등에서 간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을 채용할 경우 5년 이상의 임상경력자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도 제안했다.

유 과장은 “330병상의 인천사랑병원은 원래 간호등급을 2등급으로 유지했었고 1등급을 위해 간호사를 채용하려고 했지만 끝내 간호사를 구할 수 없었다”면서 “일반 병동에는 60명의 간호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3등급으로 떨어져 54명이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154병상에 72명이 필요한 상황에서 현재는 62명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실, 중환자실도 적정성 평가 때문에 2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3명을 더 구하고 있지만 구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인천사랑병원은 현재 2교대 근무제뿐만 아니라 야간전담간호사, 유연근무제, 유휴간호사 활용 등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를 도입해 운용중에 있다. 4시간 근무하는 하프간호사도 도입하기 위해 채용 공고를 계속 내고는 있지만 전혀 지원자가 없는 상태다.

유 과장은 “야간전담간호사도 굉장히 일찍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호사 인력도 없고 간호사들 중 야간 근무를 싫어 그만 두는 사람도 많아 야간 전담 간호사를 도입했다. 야간전담은 근무시간이 8시간이다. 12시간을 일하기에는 너무 힘들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낮 근무 동안에는 간호사들과 진료부가 업무적인 면에서 의견충돌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야간 근무에는 그런 점이 거의 없어 이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일명 미드번, PM번이라고 불리는 근무형태인 유연근무제도 도입해 5명의 간호사가 오전 10시부터 저년 6시까지 가장 바쁜 시간에 투입돼 근무를 하고 있다.

반면 유휴간호사 재취업사업에 대해서는 정말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유 과장은 “우리 병원도 유휴간호사를 받아서 채용해 봤지만 다 그만두고 나갔다.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일단 유휴간호사들이 후배들에게 배워야 한다는 것에 처음에는 순응하고 받아들이지만 3개월 정도 배우고 일하는 법을 알게 되면 후배들과 충돌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간호 시스템 자체가 과거와 달라 이를 못 참고 하루 만에 그만둔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투입되는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훨씬 적다는 점이다. 시행 당시 우려했던 것과 달리 간호사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다는 것.

유 과장은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했지만 보호자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서 좋고 보호자들 역시 본인들이 직접 하던 일을 간호사들이 하게 되니 상당히 우호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결국 간호사들의 이직을 줄이고 장기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업무를 줄여주는 동시에 감정 노동자와 같은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아울러 간호직종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함께 간호사들의 임금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마련해 제시한다면 최소한 동일 지역 안에서의 임금 차이로 인한 이직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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