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으로 인체장기모형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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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으로 인체장기모형 구현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6.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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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산학융복합센터와 Orgamedi 합작, 환자맞춤 치료 길 열어
세계경제포럼 창설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주도하는 미래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 명명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하는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단언했다.

의료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3D같은 산업기술과 의료의 융복합 적용사례가 4차산업의 한 축인 첨단의료기술의 바로미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세의료원 산학융복합의료센터에 설립한 Orgamedi(대표이사 권동엽)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보한 환자의 3D 의료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인체 장기(심장, 위장, 간 등) 중 환자 맞춤형 위장모델을 3D프린팅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3D 프린터로 제작된 위장 모형.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인체 장기모델 재현에 적합한 플렉시블(flexible) 재질의 제조기술을 안정화했다. 특히 기존의 표면에 색을 칠하는 방식을 넘어 각 부분별 풀컬러 제품을 출력해 실제 인체장기와의 유사성을 더욱 높였다. 실제와 유사한 컬러의 장기모델을 출력할 수 있는 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인체장기의 모양과 촉감, 그리고 혈관까지 구현한 유연한 컬러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3D프린팅 기술의 인큐베이터 격인 연세의료원 산학융복합센터 임준석 부소장과 이 기술의 원천개발자인 Orgamedi의 권동엽 대표이사, 그리고 실제 이 제품을 의료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승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연세의료원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고 있는 3D프린팅 융복합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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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www.ncbi.nlm.nih.gov)에서 검색한 Medical 3D 프린팅 관련 논문은 3천여 건 이상이나 된다. 이처럼 미국 등 선진국을 필두로 3D 프린팅을 의료 산업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3D 프린팅이 의료 산업 분야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연세의료원에서도 CT, MRI 등의 3D 의료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환자 맞춤용 모형은 물론 수술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외과의사 연습용, 그리고 환자별 맞춤 교육 및 수술 시뮬레이션용 모형 제작에도 각각 활용돼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국내 의료현장의 상황은 실제 어디까지 왔는지 3D 개발자인 권동엽 대표이사와 이를 직접 현장에서 활용하는 의사로서 각각 말씀해 달라.

권동엽 대표이사 : 기술적으로는 인체의 어떤 모델이든 맞춤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트모양으로 상징되는 심장은 아주 세밀한 모양이지만 구현이 가능하다. 정형외과나 성형외과, 신경외과 등에서는 골절이나 부스러진 뼈 부위 등을 금속이나 인체에 적합한 재질을 이용해 수술한다. 동맥, 정맥, 간문맥 등 입체적인 모양의 조형기술은 이식수술 준비에 필요한데 여기에는 여러 다른 DICOM데이터에서 수집된 영상정보들의 정확한 위치조정이 핵심기술이다. 또 컬러로 제작하는 기술을 플렉시블한 FDM방식으로 가능하게 해 가격을 1/3이하로 낮췄다. 정밀제작에서는 100μm 이하 단위의 정밀한 스캐폴드를 만들어 세포배양 실험도 가능한데 세계적으로 공식화된 상품은 300μm 단위가 가장 정밀하다. 내경지름 1mm, 두께 30μm 사이즈까지의 관도 제작가능하다.

연세의료원 내과 방승민 교수 : 의료기기의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 대용으로 인간의 장기 모양과 똑같은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획기적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불가능했다.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실험을 할 수 있는 시도가 적용된 것이다. 이는 의료진의 발상의 전환과 세계적 수준의 3D 프린팅 활용기술이 결합된 성공적인 콜라보이다. 연세의료원에서는 의료진이 3D 프린팅 기술을 의학 실험과 진료에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안와골절, 장기이식 수술준비, 임시치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 스캐폴드, 의안개발 등 거의 모든 의학 연구와 진료 분야에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의료분야도 외국의 사례 못지않게 발전되어 있고 거의 전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식 수술을 하기 전에 수술할 환자의 장기 모델을 만들어서 실제로 수술장에서와 같이 관련 전문의들이 함께 수술계획을 수립한다.

수술용 가이드도 많은 도움을 주는데, CT를 찍을 때와 수술장에서 환자의 자세가 다른 데서 오는 병변부위의 위치가 변동적이어서 절개 위치와 범위를 정확하게 정하기 힘들 때 사용한다. 여성성과 심미적 요인이 중요한 유방암 수술의 경우 정확한 부분에서 최소한의 절개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사용해 원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 외에도 금속 등의 재료를 이용한 뼈 손상 부위 수술, 해부학교실 등의 실험실, 인체모형을 이용한 실습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연구되고 있다.

다만 선진국과는 다른 인허가 절차와 사회적인 인식의 차이로 비보험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키기는 것이 어려워 적극적 이용이 제한을 받는 편이다.

□3D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항공기, 자동차, 드론 등에 이 3D기술을 응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제 이 기술을 응용해 항공기를 제작해 시속 150km 속도로 비행하는 데 성공하는 등 산업분야에서는 이미 실용화 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항공기를 제작할 경우, 프린팅을 하는 소프트웨어는 비슷할지 몰라도 하드웨어(제품소재)는 금속일 것이다. Orgamedi가 구현하고 있는 인체의 장기는 모양은 물론 촉감까지도 유사한 탄력성 있는 소재(플렉시블)로 한다는 점에서, 즉 금속이 아니라는 점에서 결정적 차이가 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권동엽 대표이사 : 인간의 신체는 70%가 물로 이뤄져 있다. 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프트한 질감을 갖고 있다. 3D 프린팅의 재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메탈, 세라믹, 유리 등 대부분의 재료가 딱딱한 소재다. 장기모델은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느낌의 소재여야 한다. 그래야 실습도 가능하고 실험도 가능하다. 이번에 성공한 위장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앞선 기술로 위 내벽에 위장의 주름이 그대로 재현돼 있고 촉감도 현재 나와 있는 프린팅 재질 중 가장 실제 장기의 느낌에 가까운 소재로 만들어져서 동물 위장 실험을 대신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소재에 외적인 부하를 주어서 위장의 연동운동을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다.

□3D 프린팅 기술이 앞으로 의료분야(의과학, 의료기술, 의료현장-외과, 내과 등 각 과별 활용도 등)에서 어떻게, 어디까지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지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실제 현장에서 응용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각각 말씀해주신다면? 특히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Orgamedi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연세의료원 산학융복합센터 임준석 부소장 : 3D 프린팅 기술은 앞으로 바이오 잉크의 개발이 관건인데, 바이오 잉크가 개발이 된다면 화상환자의 피부이식을 수술 현장에서 자신의 피부를 떼어서 이식하지 않고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조직배양 기술은 손상된 장기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고 해외에 있는 환자를 위한 수술준비도 체계적으로 가능하게 돼 입원일수를 줄일 수 있고 이는 국내환자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환자나 병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의료기기의 부품들도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할 수 있어 낮은 제작비로 편리성이 증대되고 부품이 없어 불편한 일이 없어질 것이다.

생체 친화적인 재료의 스캐폴드는 인공조직을 더욱 빨리 배양할 수 있도록 활용되는 것은 물론, 기공이 있어야 하는 특성을 가지는 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앞으로의 발전은 의료발전에 있어 핵심기반이 될 중요한 활용기술이 될 것이다.

몸에서 녹아 없어지는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 형상을 기억해 모양이 변화하는 금속/고분자 등의 재료가 새로운 치료방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권동엽 대표이사 : 3D프린팅 기술은 환자 맞춤형 장기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돼 우선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한민국 의료진들의 수술기술 발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의과학 분야도 실제의 장기모양을 활용해 진단, 치료 방법이 더욱 정확해지고 다양해 질 것이다. Orgamedi는 소재와 정밀도의 첨단 기술에 대해 국내 최초로 성공을 이뤄내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발판으로 세계를 시장으로 한 인체실험실습 모델은 물론이고 인공피부/인공조직의 바이오 프린팅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인류의 질병 진단과 치료방법/의료기기 개발의 맞춤형 툴을 제공할 것이다. 연세의료원이 필요성을 인식했으니 3년 이내에 관련된 기술의 여러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 전 분야로 확장 또는 실용화하기까지는 대체로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특히 환자마다 제각각 다른 질환으로 치료 받는 만큼 의료기관, 환자 양측 모두에게 생산성이나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전망하나?

연세의료원 산학융복합센터 임준석 부소장 : 불요불급한 부분, 가령 기형이 아주 복합적인 장기를 수술한다든지 실제 장기모양을 보지 않고 DICOM 정보만으로 확정할 수 없는 경우의 진단과 수술계획을 위한 모델제작과 응급의 경우 환자의 생명과 관련된 경우라면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허가의 문제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의료진의 판단을 믿고 허용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용은 환자의 생명과 진료를 최우선시 하는 병원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고 그 이해득실을 따져 선택하는 것은 환자의 몫이기도 하다. 물론 충분히 기대할 만한 치료효과와 효율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아직은 실험적으로 적용을 해 나가는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연세의료원은 바이오/의료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더 많은 적용점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연구비를 활용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환자에 대한 맞춤형 의료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려는 노력이다. 가격도 물론 저렴해 져야겠지만 그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최대한 빨리 손상부위를 대체해 괴사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해 입원일수와 항생제 등의 비용을 줄이고, 당일 치아의 본을 떠서 바로 식립하는 등 가격 이상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찾아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오히려 비용이 절감되는 의료서비스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권동엽 대표이사 : 지금까지는 MRI나 CT로 진단했다. 향후 머신러닝 기술의 발달로 랜더링이 자동화돼 단가는 내려갈 것이다. 낮아진 가격 덕분에 누구나 활용하게 될 때가 머지않아 올 것이다. 스마트폰은 2G폰에 비해 여전히 가격이 많이 비싸지만 지금은 학생들도 갖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기호품과 달리 의료는 비용에 더 민감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가격 부담의 왜곡된 현상이다. 가치에 비한다면 가성비가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

자동차를 고치러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보닛을 열어보는 일이다. 뚜껑을 닫은 채 적외선 카메라로 내부를 살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장기를 꺼내 볼 수가 없으니 CT나 MRI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방법조차 2D로나마 어렴풋하게 보는 것이다. 전문가 만이 판독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실물을 보는 듯이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제는 실물크기로 장기 모양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다만 과거에 없던 새로운 방법이니까 추가비용으로 느껴질 뿐이다.

특히 비싼 가격이라는 인식에는 상당한 왜곡과 오해가 있다. 3D 프린팅 이전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금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인간 장기에 비하면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화장품 용기와 같은 모양을 만드는 가격에 비해 10분의 1 수준 이하의 가격으로 금형으로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모형의 인체 장기 모형을 만들 수 있게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3D 프린터의 제작방식이 맞춤형 생산방식이어서 수십 시간 이상의 제작 시간과 수일에서 수십 일이 소요되는 랜더링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가격 인하에는 한계가 있지만 인간의 목숨이나 삶의 질이 그 정도의 금액과 비교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정확성과 효율성에 따른 객관적으로 측정이 불가한 치료의 완성도와 입원일수 절감 등의 직접비용과 효용가치는 물론 생계에 복귀해 생기는 수익 등 미처 계산되지 않은 환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환산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그 가치가 비교 불가한 기존의 시각으로 해석돼 왜곡되지 않으면 좋겠고,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이익효과를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상상 이상의 이득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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