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CEO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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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CEO에게 듣는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6.01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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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스 클루어 박성복 한국지사장

전세계 의사 임상경험 반영한 최신 정보 콘텐츠

일반PC, 스마트기기 등으로 활용하는 서비스

업투데이트, AI닥터와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

▲ 박성복 지사장

인공지능(AI) 의사 ‘왓슨’이 한국시장에 상륙하면서 전적으로 의사 개인 혹은 같은 진료과나 일부 타진료과 의료진의 진단과 판단(협진)에 따르던 전통적인 진료 패러다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왓슨의 경우 ‘암’ 치료에 국한해 최적의 치료지침을 조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국내에 이미 왓슨과 유사하게 최적의 진료지침을 제시하면서도 암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진료과목을 포괄하는 서비스가 도입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지식정보회사 월터스 클루어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 업투데이트(UpToDate)라는 의료정보서비스를 제공한 지 벌써 6년째가 됐다. 본지는 최근 월터스 클루어 박성복 한국지사장을 만나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CEO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성복 지사장은 “왓슨은 미국의 한 병원을 샘플링한 빅데이터 안에서 인공지능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최적의 치료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업투데이트는 전세계 6천800여 명의 의사가 자신의 임상경험을 반영한 최신 의료정보 콘텐츠를 일반 PC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활용하는 서비스로 언뜻 볼 땐 비슷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업투데이트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활동 중인 ‘사람’이 직접 만드는 근거중심의 최신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 업투데이트는 환자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최적의 진료지침과 함께 관련문헌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의사가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AI닥터, 즉 인공지능 의사와 동시에 사용하면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조금씩 의료계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왓슨’을 운용 중인 가천대 길병원 역시 업투데이트를 사용하는 병원으로, 최근 업투데이트 사용량이 왓슨 도입 이전과 비교해 약 2~3배 더 증가했다고 박성복 지사장은 전했다.

박 지사장은 “왓슨이 도입되면서 의료진들의 각성을 촉구,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이전에 최신 의료정보를 확인하는 새로운 패턴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왓슨의 지침을 제대로 활용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업투데이트를 더 많이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 업투데이트 외에도 닥터구글 등 유사한 의료정보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병원의 임상정보 권고가 가능한 핵심서비스는 업투데이트뿐”이라며 “업투데이트는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현재 암 분야에 국한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왓슨이 업투데이트처럼 전체 진료과목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면 더 빠른 의사결정과 진료정보 제공이 가능하겠지만 이는 먼훗날의 얘기가 될 것이며, 의사들의 지식과 경험을 최신 의료정보에 녹여낸 업투데이트와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로 상호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지사장은 이를 통해 의사들이 편견 없이 다양한 시각을 가진다면 의료의 질 향상은 물론 환자안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업투데이트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의료사고가 발생,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 지사장은 “업투데이트 서비스가 법적인 분쟁에 휘말린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오히려 “의사들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 이유는 토픽이 등록되기 전에 적어도 3명 이상의 저명한 의사들이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라는 것.

또 의료가 발달한 서양 중심의 임상사례가 인종과 체질, 문화, 생활습관이 다른 한국 등 아시아권 환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느냐 여부와 관련해서도 박성복 지사장은 “업투데이트는 몇몇 특정 병원의 사례가 아니라 전세계 거의 대부분 국가의 임상결과가 모두 포함돼 있어 어느 나라 의료진이든 적정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지카바이러스, 에볼라바이러스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감염병 관련 정보도 신속하게 제공해 확산을 저지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메르스가 창궐할 당시 국가 차원에서 업투데이트 라이선스를 구입해 메르스에 대처했다고.

국내에서 업투데이트를 사용하고 있는 기관은 2곳을 제외한 전국 모든 상급종합병원과 상당수의 종합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한국의학연구소 등이다.

의사들이 주요 사용자이지만 간호사를 위한 서비스도 제공되며, 별도의 추가비용 없이 병원 행정직원들도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박 지사장은 말했다.

한편 업투데이트는 오역에 따른 문제 발생 소지를 없애기 위해 현재 영어로만 서비스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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