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 특별강연]생명자본시대, 의학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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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총회 특별강연]생명자본시대, 의학의 오늘과 내일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5.1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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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질환 모두 치료할 수 있는 AI 시대
진료보다 상담·건강컨설팅으로 변화될 것

최근 몸이 안좋은 관계로 병원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환자의 입장에서 여러 의사들을 만나고 병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끼게 됐다. 

병원과 의료진, 환자 모두 하나의 문화라는 영역에 속해 있다.

현재 AI(인공지능)시대에 관한 책을 쓰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AI는 모두 가짜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진정한 AI는 완성되지 않았다. 인터넷, SNS 등을 떠도는 이야기로 인해 AI 시대가 얼마나 혼란한지 직접 경험하고 있다.

병원과 환자, 의료라는 것은 오늘 하루 사이라도 변화될 수 있다. 최근 의료는 예방의학, 선제의료, 정밀의료라는 여러 가지고 개념을 갖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의 기본은 병원이다.

병원은 환자가 가야 하는 것이다. 병이 없는 사람이 병원을 가는 것을 싫어 한다. 실제 병원에 가보면 노인들이 많다. 동네 작은 병원 대기실에 가면 매일 오는 환자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의료보험, 건강보험 덕이다.

아픈 사람이 와야 하는 병원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온다. 진짜 아프면 병원에 못 나올 것이다. 의료보험체계가 생기면서 전세계가 의료비 증가라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케어는 실패했고 일본도 늘어나는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이제 의료의 문제는 문화의 문제로 병원, 의료인, 환자들의 질병, 생명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야 만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다.

AI는 우리에게 갑작스럽게 다가 왔다. 언제부터인지 신문을 보면 매일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병원은 생물학적 DNA를 다루지만 문화적 DNA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병원이라는 것은 문화와 생명, 유전체를 다루는 것이다.

한 예로 요즘 아이들은 아이패드를 활용한다. 한살도 안 된 아이에게 책은 고장난 아이패드와 같은 것이다. 아이의 뇌 속에는 스티브잡스의 아이패드 OS가 심어진 것과 같다.

인공지능은 어린 아이의 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프로그램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한다. 최근까지 우리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같다고 생각했지만 인간의 뇌는 절대 컴퓨터와 같지 않다. 컴퓨터도 인간의 뇌를 확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서서 스스로 학습하는 어린 아이의 뇌와 같은 것이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게 되면 이는 인문학도, 의학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미국 MIT 대학의 시무어 패퍼트 교수는 레고로고라는 컴퓨터 언어를 통한 구성주의, 구축주의를 연구하면서 살아있는 인간의 뇌는 절대로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컴퓨터는 엄마의 얼굴에 흙이 조금이라도 묻게 되면 인식을 하지 못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엄마의 얼굴에 흙이 묻어도 모습이 조금만 달라져도 자신의 엄마라고 다 알고 있다.

인간의 뇌는 똑같은 답이 나오는 것에는 흥미가 없지만 어린 아이에게 비누를 가지고 놀게 두니 갑작스럽게 놀면서 창의력을 발휘한다.

컴퓨터는 애들처럼 놀지를 못한다. 비누를 비누가 아닌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구성주의, 구축주의다.

아이들의 뇌는 존재를 팩트라는 사실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를 가지고 또 다르 무엇을 만들어 내거나 가지고 노는 등 창의력을 보여준다.

팩트를 가지고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가는 이마주의 세계다. 오늘날 구성주의, 구축주의를 죽이고 숫자화, 계량화로 인해 컴퓨터로 확인되는 것만 인식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지금은 뇌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지만 뇌만은 바꿀 수 없는 상황이다.

AI시대는 뇌를 밖으로 꺼내고 뇌를 조작하면 각종 질환 등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 AI시대에 들어가면 모든 치료법 등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지금 당장 변화될 수 있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는 지금 의료사업을 하고 있다. 알파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인류가 멸망한다고 했다. 지금은 인공지능 없으면 살 수 없고 4차 산업만을 중요하게 이야기 한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99%는 의료사업에 투입되고 있고 예방의학, 선제의학, 정밀의학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모든 사람이 AI를 반대할 때 난 AI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잘하면 AI 때문에 10만명 또는 100만명이 살고 죽을 수 있다. AI 최전선에 의료가 있는 것이다.

결국 어린아이의 뇌를 모방해서 만든 것이 뉴런 네트워크다. 즉 수학 중심, 영상중심, 알고리즘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 중심의 뇌를 처음 모방한 것이 AI다. AI는 생체모방(Biomimicry) 기술에서 온 것이지 컴퓨터에 온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이 다루는 의술은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

실제 생물모방기술에 관한 논문 수를 보면 1990년 2백건 미만에서 2010년 1천2백건이 발표될 정도로 늘어났고 인용지수 역시 3만 건이 넘고 있다. 더 이상 우리가 늦으면 안 된다.

인간이 바이러스를 이긴 경우는 딱 한번이다. 바로 천연두다. 그 나머지는 지금도 우리의 항체 면역력을 이용해서 혈청제를 만들어 예방하는 것이지 없앨 수는 없다.

이런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인공지능이나 인간의 과학기술이 아닌 자연의 힘이다. 바이러스는 너무 빨리 진화해서 항체를 만들어도 바이러스가 이를 극복해 낸다. 이것과 싸우기 위해서는 자연의 능력, 자연을 모방해서 어린아이의 뇌로 인공지능을 만들어 내듯이 자연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금융, 제조, 유통이 중요한 사업이었다면 AI 등장으로 인해 이제는 의료, 교육, 서비스, 복지가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대에는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 AI는 앞으로 병이 걸리지 않게 만드는데 사용될 것이고 의사는 진료보다 환자와의 상담과 건강 컨설팅을 중심으로 할 것이다.

간호사들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인공지능이 하고 의사들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인공지능이 하게 되면 정말 간호사가 해야 할 일과 의사들이 할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병원, 의사, 환자의 개념이 모두 변화될 것이다. 어쩌면 병원이 공원이 되고 놀이터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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