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체계 내 전문병원 역할 포함돼야
상태바
응급의료체계 내 전문병원 역할 포함돼야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7.02.19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규형 전문병원협의회장, ‘지역사회 공헌’ 지정평가에 반영을
병협, 이사장제 도입 등 모든 병원인의 참여 단체로 재도약 희망
올해로 전문병원제도가 출범한 지 6년이 됐고, 내년이면 제3기 전문병원이 시작된다. 올해말 제3기 전문병원의 지정평가가 있을 예정이다. 정규형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회장을 만나 새로운 심의기준에 대한 의견과 전문병원 제도의 자리매김을 위한 과제를 들어봤다. 그 외 의료전달 및 응급의료체계 등의 개선점 등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이번 3기 지정평가 기준에 있어 개선되거나 중점적으로 봐야 할 점이 있다면

질환 분야별 확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 따른 지정 병원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전문병원이 의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본다. 현대사회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건강’이고, 병원은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마디로 지역사회 구성원의 건강과 수명연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병원의 지역사회 공헌과 역할을 지수로 개량화해 이번 3기 평가항목에 반영해야 한다. 각 질환별, 과별로 정말 최선의 진료 능력, 최고의 시설 등 전문병원에 합당한 병원인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전문병원협의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과 연계해 병원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 사회공헌 지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병원이 지역사회 건강유지에 어떤 역할을 했느냐를 계량화 하는 작업이다.

- 전문병원제도가 시범사업부터 따지면 12년째다. 전문병원의 현주소와 현안과제에 대해 설명해달라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서 종별 신규추가로 ‘전문병원’ 명칭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도 다양한 편법을 동원해 사칭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비도덕적 행태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다. 지금도 포털에 ‘전문’을 검색하면 전문병원이 아닌 병원들이 많이 나온다. 포털과 기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얘기해 바로잡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일반병원 뿐 아니라 전문병원제도에 대한 환자들의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이 많다. 심지어 의사들 중에서도 의료기관 종별에 ‘전문병원’이 포함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병원이라고 공인된 브랜드에 편승하려는 일부 병원들이다. 최근 병원과 질환 등을 안내하는 홍보기사와 광고가 넘쳐난다. 상당히 위험하고 부작용도 많다. 이에 협의회는 홍보를 통해 ‘전문병원’의 위상을 제고하고, 건강정보에 대해 옥석을 가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의료 질 향상에도 매진하겠다.

- 지정받은 전문병원에 대한 인센티브와 별도의 수가마련 등을 요구해 왔는데

2기에 들어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노력해서 전문병원 관리료와 의료 질지원금이 책정돼 시행되고 있다. 전문병원이 되려면 심의위원회와 의료기관인증 등을 통과해야 하고 전문의 숫자나 진료 등의 기준도 충족돼야 한다 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수지접합, 화상의 경우는 대학병원보다 오히려 고난이도 수술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 현행 응급의료 전달체계에서 배제돼 있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전문병원의 의료전달체계와 더불어 역할 확대,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실제 심혈관 및 뇌혈관, 수지접합 등 전문병원은 해당 분야 응급환자 처치 및 치료시스템이 대학병원 이상으로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모든 119은 질환과 무관하게 일단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로 간다. 법적, 제도적으로 돼 있는 것도 아닌데 관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골든타임을 지켜야 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권역응급이나 권역외상센터 범위에 일정 시설기준을 갖춘 전문병원이 포함돼야 한다. 

- 특정과 진료 비중이 높아야만 지정받을 수 있어 규모가 커진 병원의 경우 탈락 위험이 있던데 그에 대한 견해는

질환별 또는 진료과목별 환자 구성비율의 경우 단일질환 45%, 2개 이상 복수질환 66%이상이어야 한다. 분야별 전문 의료인력 또한 4∼8명 이상을 확보해야 지정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병원 지정에 진료비중도 있고 지역 안배도 있어야 한다. 외과전문병원의 경우 입원환자 구성비율은 66%에 달해 타 상병명 입원환자가 많은 중소도시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산부인과는 더하다. ‘환자 구성률’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좀 더 탄력적인 기준을 바란다.
최근에 전문병원 심의위원회를 했는데 협의회가 이해당사자라는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배석도 못했다. 전문병원 관련 얘기인데 당사자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전문병원 관련해 어떻게 지정할지, 어떤 정책방향이 옳은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당사자 의견이 들어가야 하는데 의사 통로가 없다. 현실적인 기준 마련으로 위해서라도 협의회의 참여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협의회가 바라는 의료전달체계는 무엇인지

특정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의료기관을 국민들이 쉽게 알고 이용함으로써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전달체계 내에 전문병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많은 연구 중에 있다. 지향점은 종별이 그에 걸 맞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다.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하는 것보다는 현실적,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참 어려운 과제다.

- 협의회 회원병원 간 결속력이 남다른 것 같다

회비 납부율이 90%를 넘는다. 회원 수가 110개인데 모두들 협의회 일에 적극적이다. 소규모 활동도 많아 의사소통이 잘 되는 편이다. 국가에서 지정한 병원이라는 자부심이 있기에 뭉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

- 전문병원의 경쟁력은 무엇이고, 국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마디로 전문병원제도는 국내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바로잡고, 일부 질환을 제외한 난이도 높은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태어났다. 단순한 병상 숫자보다 의료 질 관리를 통한 의료기관 수가체계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전문병원들은 엄격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인건비, 시설유지비용 등을 많이 지출한다. 환자들이 상급병원 수준의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협의회 내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자정활동을 강화하겠다.

- 회장 임기 중 성과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해부터 전문병원에 인센티브가 지원 됐는데 이는 집행부 모두의 노력 덕분이다. 그와 아울러 종별로 소통을 많이 하려 노력한다. 동료의식을 갖고 병원계의 발전을 위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부는 병원계의 현실을 외면한 채 각종 정책을 밀고 가는 경향이 있다. 배려가 있는 정책과 중용의 길이 필요하다. 시설기준 개선도 벽돌로 지은 병원의 경우 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큰 돈이 들어갈텐데 정부가 융자를 해준다거나, 여러 지원을 모색해줘야 한다.

- 대한병원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병원협회가 병원장이나 이사장들만 참여하는 모임에서 모든 병원인이 참여하는 단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병원 관련 단체들을 아우르고 보다 큰 조직이 필요할 때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해 볼만한 과제다. 이사장제를 도입해 능력있는 분이 회장으로 상근해서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