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을 위한 한국인의 적절한 비만기준은?
한국인의 비만기준을 BMI지수 25에서 30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015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1월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되어 25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의견이 모아졌다.
심포지엄 '한국인의 적절한 비만기준은?'에서 가톨릭관동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욱 교수가 '한국인에서 적정 체중은 얼마인가? : 사망위험의 측면에서', 한림대학교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조정진 교수가 '한국인의 비만기준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발표하고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과 김대중 대한비만학회 정책이사가 지정토론자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상욱 교수는 국제적인 적정체중이 만들어진 근거를 보여주고 한국인에서의 BMI(body mass index : 체질량지수)에 따른 사망률에 대한 데이터를 소개하며 “적정체중에 대한 개념은 어떤 건강위험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사망위험이 낮은 체중범위는 젊은 여성을 제외하면 2000년 제정된 WHO 서태평양지구 아태지역 기준이나 대한비만학회에서 제시한 정상체중보다 대체로 훨씬 높다”며 “한국인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은 체중을 기준으로 적정체중을 정한다면 남자는 체질량지수 23.0~29.9 kg/m2, 여자는 22.0~29.9 kg/m2 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진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비만기준은 2000년 서태평양지구가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면 미국과 한국이 비만 유병률이 남성에서 오히려 높다. WHO는 2004년 이전의 서태평양지구의 기준이 근거가 부족해 적절한 국제비교를 위해 세계기준을 사용하라고 권고를 수정했으며 WHO 서태평양지구도 이미 세계기준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더군다나 비만기준인 BMI25 수준에 사망률도 가장 낮고 우울증도 낮은 것을 고려하면 BMI 비만기준을 30으로 국제기준으로 통일하거나 27.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하지만 체질량지수가 유일한 비만관리의 지표는 아니며 체질량지수가 27 이하라도 이상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개인의 질병유무나 건강상태에 따라 식사 및 운동을 포함한 비만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대중 교수(아주의대 내분비내과)는 “당뇨병 등의 발생은 인종에 따라 체질량지수가 22~25에서도 증가하므로 임상의사 입장에서는 질병치료 뿐만 아니라 질병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준을 유지하며 다양한 논의를 통해 개정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동한 과장(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일반건강진단의 경우 WHO기준인 30 이상을 비만(질환의심)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일선 의료기관과 학회에서는 25를 기준으로 진료와 연구를 하고 있어서 비만기준이 혼재된 상태이다. 향후 관련 이해 당사자들간의 충분한 논의로 일치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개최한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김영식(울산의대 가정의학과)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현재 임상진료에서 사용하는 비만 진단기준은 한국인의 역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 됐으며 비만의 기준을 성별과 연령대 별로 다르게 해야 한다는 창의적인 제안도 나왔으므로 향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발점이 됐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