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내용이 원격의료를 비롯, 의료영리화나 민영화와 같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집중돼 정작 국민건강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현안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말할 때 전세계에서 가장 싼값에 질높은 의료서비스가 가장 먼저 이야기된다. 이같은 의료체계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1977년 건강보험제도 도입된 이래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저수가를 통한 가격통제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야할 것이다.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진엽 장관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저수가로는 경영을 이어나갈 수 없어 장례식장이나 식당과 같은 부대사업으로 손실을 보전해 오다 이제는 그마저도 한계를 맞아 절망에 빠져 있는 병원계의 현실을.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의료공급체계가 망가져 더 이상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국민들에게 공급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하루속히 저수가체계를 적정수가체계로 전환해 우리 미래세대에게도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계속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할 것이다.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손대야할 부분은 수가계약방식이다. 겉으로는 공단과 의료공급자 대표간 협상을 통한 계약으로 보이게 해 놓고 실제로는 공단 재정소위원회에서 정한 예산범위안에서 유형별로 쪼개 배분하고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아무런 조정절차없이 일방적으로 고시하는 방식하에서는 어떤 개선도 이뤄질 수 없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치열하게 논의됐다 중단된 투자개방형병원 도입과 의료법인간 M&A 허용 문제 역시 시급히 매듭져야할 것이다. 투자받을 길 하나 없고 병원을 사고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환자진료 수입으로만 먹고 살라는 체계가 이제 당당히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우리나라 위상에 맞느냐도 곰곰이 따져봐야할 때라고 생각한다.병원계의 이해관계를 떠나 지금까지 이어온 시스템이 과연 국민건강을 위해 맞는 것인지 고민해야할 것이다. 정진엽 장관의 뜨거운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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